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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학과 입학을 축하합니다, 강의실은 벤츠·BMW센터입니다

[SPECIAL REPORT] 일자리·졸업장 두 토끼 잡는 ‘아우스빌둥’
‘만(MAN)트럭버스 센터 용인’의 아우스빌둥 트레이니로 선발된 박형수(오른쪽·부산자동차고 3)군이 트레이너 안치순씨로부터 정비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박군은 내년 3월엔 두원공대 자동차학과에 입학한다. 3년 과정을 마치면 취업과 전문대 학사 취득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사진 만트럭버스코리아]

‘만(MAN)트럭버스 센터 용인’의 아우스빌둥 트레이니로 선발된 박형수(오른쪽·부산자동차고 3)군이 트레이너 안치순씨로부터 정비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박군은 내년 3월엔 두원공대 자동차학과에 입학한다. 3년 과정을 마치면 취업과 전문대 학사 취득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사진 만트럭버스코리아]

지난달 21일 오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안양평촌서비스 센터. 독일식 일·학습병행 이원 진로교육시스템인 아우스빌둥(Ausbildung)에 참여하고 있는 김진중(경기자동차과학고 3)군과 허민수(평택기계공고 3)군이 고객 차량이 입고되자 민첩하게 움직였다. 트레이니(Trainee)라 불리는 이들 직업훈련생은 트레이너(Trainer) 김주현씨와 다른 테크니션들의 지도를 받아 가며 차량을 점검하고 서비스작업을 거들었다.
 
오전 9시 시작된 일과가 오후 5시에 끝날 즈음엔 이날 배운 내용을 레코드북(실습일지)에 꼼꼼히 기록하고 트레이너들의 조언을 들었다. 그 후엔 정시에 퇴근해 귀가한다. 주 5일 근무를 하며 월급도 받는다. 작업의 난이도만 다를 뿐 서비스센터의 일반 직원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가 시작된 지난 9월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안양평촌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김군과 허군은 내년 3월엔 여주대학 자동차학과에 입학한다. 말이 직업훈련생이지 회사와의 정식 계약(훈련근로계약서)을 통해 안정적인 급여를 받고 수준 높은 근무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어엿한 직장인이나 다름없다. 김진중군은 “벌써 취업과 대학 진학을 동시에 한 셈이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허민수군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아우스빌둥은 학교 친구들과 후배들이 매우 선호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 처음 도입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총 3년(군 복무 기간 제외) 과정이다. 아우스빌둥은 학교에서의 이론교육 30%와 직업 현장에서의 실습훈련 70%로 구성돼 있다. 학교와 회사를 번갈아 다니며 이 과정을 마치면 전문대 학사 학위를 받으며 직업훈련을 받은 직장에 계속 근무할 수 있다. 한국에도 일·학습병행 제도가 있긴 하지만 아우스빌둥처럼 기업이 수요를 결정하고 기업이 주체가 돼 채용하는 형식이 아니고 대학과의 연계 학업과 학위 취득 제도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 송도컴플렉스서비스센터(바바리안 모터스)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이승한(인천기계공고 3)군은 “아버지께서 술자리에서 자랑을 늘어놓으시며 기분 좋아하신다”며 “그럴 땐 효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같은 센터에서 일을 배우는 박재홍(인평자동차고 3)군은 “벌써 월급을 타서 부모님께 용돈도 드렸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박군은 “열심히 배워 최고의 정비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둘은 모두 내년 3월 두원공대에 입학한다.
 
두원공대 이용주 자동차학과 교수는 “청년실업률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요즘 아우스빌둥 같은 제도가 잘 운용되면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우스빌둥이 오래 전 정착된 독일에서는 연간 50만 개, 모두 150만 개가량의 트레이니 자리가 제공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곧바로 정식 취업과 연결돼 청년 일자리 공급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독일의 청년 실업률은 6.2%(지난 8월)로 한국의 9.5%(지난해)에 비해 낮은 편이다.
 
기업 입장으로서도 아우스빌둥은 얻는 바가 크다. 한국에서는 우수한 학력과 스펙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신입직원은 입사 후 회사업무에 바로 투입되지 못하고, 해당 직업과 직무에 대한 기업의 내부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효준 한독상공회의소 및 BMW 그룹 코리아 회장은 “현재 자동차 브랜드로만 국한된 아우스빌둥의 영역을 더욱 넓혀 여러 산업 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아직 아우스빌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도입에 소극적이다. 미래의 불투명한 인력 양성에 투자하는 것을 과외비용으로 생각하고 당장 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라도 기업의 아우스빌둥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아우스빌둥(Ausbildung)
독일어로 양성(養成)이란 뜻을 가진 일·학습병행 이원 교육시스템. 실습훈련 70%, 이론교육 30%로 이루어진 3년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일을 하면서 동시에 전문대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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