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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찰 혐의 이재수 투신 사망 … 적폐 수사과정서 세번째 극단 선택

이재수. [뉴스1]

이재수. [뉴스1]

세월호 유가족 불법사찰을 총괄 지휘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재수(사진)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7일 투신해 사망했다. 지인 사무실이 있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13층에서다. 경찰에 따르면 그가 지인의 사무실에 맡겨 놓았던 가방에서 두 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세월호 유가족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모든 것은 내가 안고 간다. 모두에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의 혐의는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른바 세월호 정국이 박근혜 정권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이를 멈추기 위해 세월호 유족 동향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이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시 기무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머무르던 진도체육관에서 가족들의 성향과 음주 실태 등을 수집하고, 유가족 단체 지휘부 직업과 정치성향, 가입 정당을 파악하는 등 민간인 사찰을 실시한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나타났다. 이 전 사령관은 기무사를 총괄 지휘하는 위치에 있었다.
 
이에 대해 영장심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지난 3일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현 시점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같은 혐의를 받던 김모 전 기무사 참모장에 대한 영장도 기각했다.
 
검찰은 영장이 기각되자 “민주주의를 거꾸로 되돌리는 반헌법적 범행으로서 사안은 매우 중대하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 투신 사망에 당혹해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고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지난해 11월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 건물에서 투신한 지 1년여 만에 유사한 사건이 벌어져서다. 검찰은 강압수사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조사받던 피의자의 잇따른 선택으로 책임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경찰병원에 시신이 안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군인으로서 오랜 세월 헌신해온 분의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이후에 이 전 사령관 측을 접촉한 게 전혀 없다”며 “불러서 조사하거나 소환 일정 조율한 것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영장이 기각된 이후 보강수사를 진행해왔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투신 직전까지 지인과의 통화에서 자신에 대한 영장 재청구 가능성 등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신이 안치된 서울 경찰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임천영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고인이 억울함과 부당함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수 전 사령관은=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의 육사 37기 동기생이며 ‘박지만 절친’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가까웠다. 이 전 사령관은 기무사령관을 맡은 직후 국회 법사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박씨와의 관계에 대해 “절친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4월 상반기 인사 때 중장으로 진급해 육군내 핵심 보직인 인사사령관을 맡았다가 6개월 만에 군내 정보를 관장하는 기무사령관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이듬해 취임 1년 만에 전격 교체됐다. 통상적으로 기무사령관은 1년 반에서 2년 이상 재임하고 물러나는데 그의 전임자인 장경욱 전 사령관과 마찬가지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낙마했다. 외부인사들을 과도하게 접촉하는 등 대외 활동에 더 치중한 것이 경질 배경이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후 경기 용인의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전출된 뒤 전역해 지난 3월 박지만씨가 회장인 EG그룹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김민상·이태윤·김기정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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