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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은 ‘소작농’ 만드는 것 … 청년에게 집 소유를 허하라

도시와 건축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중국 만리장성 누각에 마련된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는 특별 이벤트를 지난 8월 제공했다. [연합뉴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중국 만리장성 누각에 마련된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는 특별 이벤트를 지난 8월 제공했다. [연합뉴스]

밀레니얼 세대란 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인터넷이나 SNS같은 디지털기술을 잘 이용하는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공간을 소유하기보다는 소비한다. 수억 원짜리 집을 소유하기보다는 해외의 다양한 풀빌라에 묵는다.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고 정착하기보다는 애인과 전 세계를 다니면서 독특한 체험을 즐긴다. 이 세대가 만들어내는 경제를 우리는 ‘공유경제’라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해외여행을 갈 때에도 호텔보다는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그 지역 주민의 집에 체류한다. 관광객을 위한 구분된 공간인 호텔에서 지내기보다는 실제 주민의 삶을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여행을 가서도 택시보다는 ‘우버’를 이용한다. 뉴욕에 가면 택시는 모두 ‘옐로우캡’이다. 런던은 검정색, 홍콩은 빨간색 택시다. 그런데 그런 도시에 가서도 우버를 이용하면 어느 브랜드의 차일지, 어떤 운전기사가 올지 모른다. 공유경제는 예측불허의 다양성을 제공한다.
 
 
제한 된 자원 공유, 자기 과시엔 효율적
 
차량 소유주의 이용 고객을 스마트폰앱으로 연결한 공유차 우버. 공유경제를 대표한다. [중앙포토]

차량 소유주의 이용 고객을 스마트폰앱으로 연결한 공유차 우버. 공유경제를 대표한다. [중앙포토]

공유경제는 밀레니얼 세대 뿐 아니라 현대인 소비의 전반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나는 미국드라마 ‘육백만불의 사나이’를 일주일에 한번 보기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중동에 있는 사람도 유튜브를 통해서 수천가지의 전 세계의 드라마를 아무 때나 볼 수 있다. 이런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인이 바라는 라이프스타일은 하나로 수렴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미국인의 삶이다. 전 세계 누구나 아침에 샴푸로 깨끗하게 온수에 머리를 감고, 자동차를 타고, 에어컨이 나오는 집에서 살고 싶어 한다. 이러한 미국 중산층 삶의 모습을 중국, 인도, 아프리카, 남미 사람도 원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원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현대인은 소유를 짧은 시간단위로 쪼개서 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전 세계 곳곳에 별장을 가질 수는 없지만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하루 이틀 단위로 소유를 할 수는 있게 만들었다. 운전사가 딸린 고급차를 소유할 수는 없지만 ‘우버’를 통해서 회장님 차와 기사를 몇 시간은 소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회의실 딸린 사무실을 일 년 동안 임대하지는 못하지만 공유오피스 ‘위워크’에서 시간단위로 빌릴 수 있다. IT기술이 작은 단위의 소유과 공급을 연결해줌으로써 가능해졌다. 대신에 다른 사람과 나누어서 써야한다. 한마디로 “공유경제=(사회주의 X IT기술 )÷자본주의” 다.
 
밀레니얼 세대가 전통적인 소유 대신에 공유를 선택한 이유는 제한적인 자원에서 자기를 과시하거나 표현하기에 공유가 더 효율적이어서다. 과거에는 과시를 위해서 200만 원짜리 명품 백을 들고 다녔지만, 지금은 그 돈으로 일본에 비행기타고 가서 우동 한 그릇을 먹고 인스타에 올린다. 그 이유는 후자가 더 효율적으로 과시되기 때문이다. 명품백은 내가 들고나갔을 때 주변인들만 볼 수 있지만, 인스타에 올라간 일본 우동은 내가 ‘멋을 아는 욜로족’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향후 영구적으로 광고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소비한 경험은 나만의 디지털 공간으로 변형돼 소유될 수 있다. IT기술은 ‘체험을 공간화’ 시킨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히말라야를 등반하고 우동 한 그릇을 위해 해외여행을 가는 경험적 사치가 과시되거나 소유될 수 있게 된 것은 IT기술 덕분이다. 그래서 ‘욜로족’이 나타난 것이다.
 
 
대기업이 임대료 푼돈까지 터는 ‘위워크’
 
서울광화문에 있는 위워크 을지로점. 위워크는 2010년 미국에서 출발한 공유오피스 운영기업이다. [중앙포토]

서울광화문에 있는 위워크 을지로점. 위워크는 2010년 미국에서 출발한 공유오피스 운영기업이다. [중앙포토]

그렇다면 공유경제는 좋기만 한 것일까. 현대인은 랩톱컴퓨터와 스마트폰 덕분에 사무실에 개인 자리가 필요 없다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이 있다고 내 자리가 없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가족사진이 있는 액자를 둘 자기만의 자리를 원한다. 다른 곳에서 일하는 것은 추가 옵션이기를 바란다. 우리는 앵커플레이스가 필요하다. 공간의 소유는 그 공간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완전한 권력을 의미한다. 권력은 인간의 본능이다. 따라서 공간의 소유도 본능적 욕구다. 소유보다는 공유경제가 답이라고 말하는 것은 “싱글이면 이 세상 모든 이성을 다 만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너는 결혼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는 독거노인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우리의 유전자에는 떠 돌아다니려는 10만년된 수렵인의 피와 정착하려는 1만년된 농경인의 본능이 공존한다.
 
소유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아파트라는 개념은 1920년대 독일 건축가인 ‘힐버자이머 Ludwig Hilberseimer’가 고안해낸 아이디어다. 그의 판상형 아파트 디자인은 우선 신대륙 미국에서 대량으로 적용됐다. 미국은 세인트루이스에 ‘푸루이트아이고(Pruitt-Igoe)’라는 33개 동으로 구성된 아파트 단지를 만들었다. 1954년 입주를 시작했는데, 3년 만에 슬럼화돼 온갖 살인과 방화와 마약거래의 온상지가 됐다. 결국 시는 아파트 전체를 1976년까지 완전 파괴시켜야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강남을 개발하면서 아파트를 지었고 지금은 부의 상징이 됐다. 같은 판상형 아파트 단지인데 왜 하나는 성공하고 하나는 슬럼화로 실패가 되었을까. 여러 가지 경제적 배경의 차이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운영상의 차이가 있다. 세인트루이스 아파트의 입주자들은 임대주택 형식이었고, 한국의 아파트는 분양을 통해 소유하는 형식이었다. 어느 누구도 임대주택단지를 좋게 만들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대신 빨리 떠나고 싶어 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지난 수십 년간 현대사에서 정치적으로 문제가 많았음에도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발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파트 소유 덕분이다. 조선시대 때까지는 일부 양반들만이 부동산을 소유한 지주였지만, 현대에 와서는 허공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해서 이를 사는 사람은 모두 지주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은 소작농이었던 국민이 모두 지주가 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 임대주택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부동산 정책은 지주가 된 국민을 다시 소작농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임대주택을 모두 소유하게 되면 이 시대의 지주는 정부가 된다. 정부는 실체가 없으니, 실제 소유주는 정치가가 되는 것이다. 공유경제에서는 위워크에서 사무실을 단기임대로 누구나가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주머니에서 단기 임대료 같은 푼돈까지도 대기업 위워크가 터는 것이 된다. 이런 사회에서 일반국민은 계속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모두가 다 나누어서 사용할 수 있고 아름다운 유토피아의 세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해묵은 ‘100년 된 약속’이다. 사회주의가 그런 약속을 했었다. 그 약속은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사회주의가 망한 이유는 인간을 너무 착하게 봐서다. 인간은 착하기 이전에 다분히 이기적이다. 그 덕분에 인간은 지금 자연계에서 가장 군림하는 종이 될 수 있었다. ‘자연은 반드시 길을 찾는다’는 말이 있다.  
 
 
소유한 누군가가 ‘소작농’ 조종하게 될 것
 
웬만해선 진입이 불가능한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대한민국의 부의 상징이 됐다. [연합뉴스]

웬만해선 진입이 불가능한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대한민국의 부의 상징이 됐다. [연합뉴스]

인간사회에서 자연은 인간의 이기적 본능이다. 그 본능은 어느 사회시스템에서건 차별화의 길을 찾는다. 혹자는 “IT가 발달해서 다를 것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터넷이 발달하면 정보의 공유와 정보의 평등한 유토피아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일부는 맞았다. 하지만 동시에 인테넷으로 가장 많이 스트리밍 하는 것은 포르노이고, 사용자의 정보는 구글이나 네이버가 독점하고 있다. 기술이 약자를 강자로 만들어주긴 하지만 그 안에서 항상 다시 새로운 약자를 만들어왔다. 과학자들은 신기술이 우리 사회를 12시 방향의 유토피아로 이끌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결과는 항상 2시 방향으로 간다. 왜냐하면 사회적 현상은 항상 기술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본능이 합쳐져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소유를 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할 것이고, 그 누군가가 우리를 조종하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유토피아를 만든다고 하지만, 또 다른 그림자가 만들어질 것이다. 블록체인은 새로운 형태의 뇌물이나 성매매를 만들어낼 것이다. 어쩌면 전통적으로 개개인이 작은 단위로 소유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탈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젊은이들도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기주의를 적절히 이용해서 세상을 좋게 바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사피엔스종의 사회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
하버드·MIT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혔다. 젊은 건축가상 등을 수상했고 『어디서 살 것인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등 저술활동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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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