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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70년대 질타한 강만길 사학

책 속으로
강만길 저작집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

강만길 저작집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

강만길 저작집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
등 18권
강만길 지음
창비
 
‘분단시대’라는 표현은 원로사학자 강만길(85)씨가 처음 사용했다. 1978년 창비신서로 출간한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에 실린 사론(史論) 성격의 글 ‘분단시대 사학의 성격’에서 그 개념을 공론화했다. 단순히 ‘해방 후 시대’라는 종전의 시대 구분을 ‘분단시대’로 바꾸자는 게 아니었다. 서슬 퍼런 유신 현실에 눈감은 채 일제 시대 주입된 식민사관을 극복하는 데만 열중하는 듯하던 당시 사학계 질타가 핵심이었다. 현재를 다룰 경우 역사 연구의 객관성을 잃을 우려가 있다며 과거사 고증에만 매달리던 일제 시대 관변 사학자들의 현실도피와 다를 게 뭐냐는 일갈이었다. 민족통일을 최우선 과제로 보는 입장에서 역사연구를 해야 하고, 그럴 때 시대 구분 또한 해방 후 시대가 아닌 분단시대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18권짜리 강만길 저작집은 그의 학문 세계 전모를 담았다.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출간 40주년에 맞춰 발간됐다.
 
이 땅의 자생적 자본주의의 싹을 추적한 1권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 좌·우 합작 항일 조직이었던 민족혁명당을 최초로 다룬 7권 『조선민족혁명당과 통일전선』, 1920년대 공산주의 운동을 처음으로 서술한 9권 『고쳐 쓴 한국현대사』 같은 책들이 강씨에게 각별할 것 같다. 독자에게는 10권 『역사를 위하여』에 실린 ‘취조실의 역사선생’ 같은 글이 훨씬 흥미롭다. 고려대 해직교수 시절 기관에 끌려가 취조를 받다가 당시 승진 시험 준비를 하던 기관원에게 일대일 역사교육을 했다는 얘기다. 4권 『한국민족운동사론』에 실린 ‘소설 『토지』와 한국 근대사’는 박경리 『토지』의 역사적 의미를 따졌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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