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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대통령"에 뿔난 남성, 文지지율 50% 무너뜨렸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정례조사는 여러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우선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9%(부정평가 41%)로 지난 9월 첫째주(긍정 49%, 부정 42%)와 똑같은 취임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65%(10월 둘째주)까지 올랐지만, 약 두 달만에 ‘북풍(北風)’의 효과가 완전히 소진된 셈이다.
 
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중앙로비에서 열린 연말 기부, 나눔단체 초청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중앙로비에서 열린 연말 기부, 나눔단체 초청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대목은 문 대통령에 대한 성별 지지율 격차다. 남성의 경우엔 부정평가가 48%로 긍정평가(44%)보다 4% 포인트 더 높았다. 남성만 놓고보면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여성은 긍정평가가 53%로 부정평가(34%)보다 훨씬 우세했다.
 
문재인 정부 초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성의 대통령 지지율이 남성보단 다소 높은 경향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성별 격차가 뚜렷히 벌어진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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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지난 주에 비해 지지율이 7%포인트(51→44%) 빠지면서, 문 대통령 전체 지지율 하락을 견인했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견고하다. 전주 대비 지지율도 2%포인트(55→53%) 하락에 그쳤다.
 
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중앙로비에서 열린 연말 기부, 나눔단체 초청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CBS 합창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중앙로비에서 열린 연말 기부, 나눔단체 초청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CBS 합창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남성들의 지지율 이탈 배경엔 젠더 이슈를 비롯해, 일자리·안보 등 현 정부의 정책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 전체의 대통령 지지율은 긍정 53% 부정 34%지만, 정작 가정주부층은 긍정 43%, 부정 42%로 그다지 지지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중에서도 ‘젠더 이슈’에 더욱 민감한 학생·화이트칼라 계층이 문 대통령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면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취임후 종종 보여주는 감성적 이벤트가 여성들에게 호소력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문재인 정부가 여성 친화적인 정책에 관심을 두다 보니 여성들의 기대 심리가 어느정도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남성들 사이에선 “피부로 느끼는 경기체감이 지지층 이탈을 낳고 있다”(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분석이 나온다. 취업 전선에 있는 20~30대 남성이나 집안 경제를 책임지는 중년 남성의 지지율 하락은 경기 부진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출범 당시 일자리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는데도, 고용 여건이 더 악화하는 바람에 남성의 실망감이 더 크게 투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이슈를 집중 챙기고 있는 것이 거꾸로 안보에 민감한 남성들의 반발을 부른다는 분석도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군 복무를 한 남성들이 볼 때 문재인 정부의 대북 관계에 이질감을 느낄 수가 있다”며 “또 현실적으로 군 가산점제 등 군 복부에 대한 보상도 없어 여성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남성 위주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요즘 “문 대통령이 남자는 버렸다”는 내용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녀간 정치 성향이 다른 흐름이 생겨나면서 정치권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실물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 됐고, 자유한국당은 여성층 공략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이 7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 예산심의로 새벽까지 국회에 대기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기재부 김 서기관 병문안을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대통령이 7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 예산심의로 새벽까지 국회에 대기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기재부 김 서기관 병문안을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일각에선 정치권이 ‘남성 강자, 여성 약자’ 프레임에서 벗어나 실질적 양성 평등을 위한 관련 정책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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