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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ㆍ고영한 영장 재청구’냐 ‘양승태 직행’이냐…검찰 고심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법원이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과 함께 사법정의마저 기각했다'며 특별재판부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법원이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과 함께 사법정의마저 기각했다'며 특별재판부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고영한(63·11기)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이 7일 기각되면서 양승태(70·2기) 전 대법원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 일정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전직 대법관은 구속된 임종헌(59·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윗선’으로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의혹 사건을 지시하는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관계자는 두 전직 대법관 영장 재청구 방침에 대해 “아직 정해진 건 없고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이날 말했다. 앞서 수사팀은 이날 오전 법원의 영장 기각에 항의하면서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라며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라는 입장을 기자단에게 보낸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영장 기각 사유에 ‘공모’라는 단어가 공통으로 들어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 영장을 기각한 임민성(48·28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공모관계의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고 전 대법관 영장을 기각한 명재권(51·27기) 부장판사는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중략)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귀가하고 있다. [뉴스1]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귀가하고 있다. [뉴스1]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공모 관계를 강조해 온 검찰 수사의 큰 틀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도 전날 영장실질심사 당시에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혐의가 약해 구속 사안까지는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기는 안 했고 실무진들이 알아서 했다’ 식 주장은 전직 대법관들이 수사를 받으면서 계속 주장해 온 논리”라며 “일제 강제징용 재판을 연기하려고 민사소송법 규칙을 개정하고 공보관실 운영비를 돈 봉투로 돌릴 때 본인들이 직접 개입한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보다 전직 법원행정처장 2명의 책임이, 최종적으로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가장 무겁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고 전 대법관은 임 전 차장과 법원행정처 실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빠져나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게 검찰의 해석이다.  
지난 10월 윤석열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전 질의가 끝나자 퇴장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0월 윤석열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전 질의가 끝나자 퇴장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의혹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를 다지기 위해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양 전 대법원장을 곧바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 중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3~7일 미국 출장 중이라 돌아오는 8일에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윤 지검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5부 능선은 넘어가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저도 금년 내에 마무리하고 싶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는 투입된 검사는 40여 명으로 10여 명은 일선 검찰청에서 파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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