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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애태우는 '北의 침묵'…매파 볼턴 "제재 풀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에 올 것인가. 2018년 해넘이까지 24일(7일 기준)이 남은 가운데 북한은 침묵으로 남측 정부의 애를 태우고 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만큼 이번 주말이 답방 성사의 분수령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진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서 나온 모습. 뒤로 부인 이설주가 보인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진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서 나온 모습. 뒤로 부인 이설주가 보인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침묵 전략은 미국에도 유효하다.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1월말~2월초 열릴 것”(현지시간 1일)이라고 말했지만 북한은 답이 없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몇 주간 서울 답방 및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싣지 않고 있다. 7일자에도 1면엔 한ㆍ미에 불만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칠 때 강조하는 문구인 ‘자력갱생’이 헤드라인으로 등장했다. 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소장회의에서도 답방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대화 압박 수위를 더 높였다. 이번엔 북한이 원하는 당근인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그 당근을 꺼낸 이가 트럼프 정부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볼턴은 6월 1차 북ㆍ미 정상회담 후에도 계속해서 “대북 제재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런 그가 제재 해제 가능성을 조건부로라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화 압박을 위해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미국 행정부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보좌관. 6일(현지시간) 대북 경제 제재 해제 가능성을 이례적으로 그가 언급했다. [타스=연합뉴스]

미국 행정부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보좌관. 6일(현지시간) 대북 경제 제재 해제 가능성을 이례적으로 그가 언급했다. [타스=연합뉴스]

 
미 정부는 그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의 채널을 통해 북한에 대화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중앙일보 12월3일 보도> 북한이 일부 핵 물질 신고와 영변 핵 사찰을 수용하는 대신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 형식의 대북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아래 관련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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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 내 실질적으로 유일한 결정권자인 김정은 위원장에겐 (비핵화 약속을 지킬) 또 한 번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비핵화의 말이 아닌) 성과(performance)를 봐야한다”며 “그런 성과를 얻는다면 경제 제재를 제거(removing)하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말뿐인 비핵화에 대해선 기존과 같은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2차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북 제재 해제의 가능성을 평양 당국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한 것이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7일 중앙일보에 “(대북 제재 해제는) 인도적 지원에 관한 제재면제의 형태로 우선 제공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12일 첫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산책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6월 12일 첫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산책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트럼프 행정부에도 큰 관심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김정은의 서울 답방 등을 논의했다. 외교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김정은 서울 답방과 북·미 회담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북한의 확답이 없는 상황이라 구체적 진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한ㆍ미 워킹그룹 실무 점검회의에서도 김 위원장 답방은 화두였다. 미국이 먼저 답방에 대해 질문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백두산 천지 방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답방할 경우 제주 한라산 방문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주도는 김 위원장의 모친인 고용희의 고향이기도 하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백두산 천지 방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답방할 경우 제주 한라산 방문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주도는 김 위원장의 모친인 고용희의 고향이기도 하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침묵은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대미ㆍ대남 애태우기 전략이자 ^북한 당국의 12월 일정상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북한도 12월에 한 해 결산 ‘총화’(반성 및 평가) 및 2019년 신년사 준비에 들어가야해서 물리적·정신적 여유가 없단 얘기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있다면 북한 체제의 특성상 답방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 이 답방이 6월 싱가포르 회담 후 반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북ㆍ미 교착을 뚫을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남측 정부의 기류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7일에도 정부 당국자들은 서울 답방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발언을 이어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측에서 구체적 답은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일단 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중한 레토릭이 트레이드마크인 조 장관의 특성을 고려하면 답방 가능성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전수진ㆍ이유정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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