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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소프라노 전월선 "통일에 기여하는 노래 불러야"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저는 일본에서 '아리랑의 밤' 등 아리랑을 소개하는 음악회를 여러 번 열었어요. 일본에 전해진 아리랑이나 중국·러시아에서 들은 아리랑을 엮은 책도 출판했습니다. 이번에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서 중국·러시아 동포들과 한자리에서 다양한 아리랑을 접하게 되니 감개무량하네요."

문경문화원과 한겨레아리랑연합회가 10, 11일 경북 문경문화예술회관에서 펼치는 제11회 문경새재아리랑제는 세계 속 아리랑의 위상을 확인하는 현장이다.

'1세대가 넘어간 아리랑고개, 3세대가 넘어 온다'를 주제로 일본, 중국, 러시아에서 온 동포들의 아리랑이 함께 한다. '긴아리랑' '본조아리랑' 등을 노래하는 재일동포 2세 소프라노 전월선(59)의 무대가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e-메일로 만난 전월선은 "이산가족사를 가진 저에게는 '아리랑'은 매우 특별한 노래"라고 말했다.

전월선은 2013년 노래인생 30년 기념 공연 '소프라노 전월선 30주년 기념 리사이틀'에서도 아리랑과 한오백년(정선아리랑)을 불렀다. "저는 일본에서 나고 자랐으나 어린 시절에 아버님, 어머님으로부터 아리랑을 배웠어요. 아리랑은 재일동포 1세들에게 특별한 노래이거든요. 항상 조국을 생각하는 그런 부모들을 보고 자랐기에 노래에 담겨진 혼을 나만의 아리랑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월선이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곡도 있다. 가곡으로 재해석된 '문경새재아리랑'이다. "듣기로는 가곡 버전은 제가 부르는 것이 처음이라고 해 기대가 됩니다. 문경시민의 반응도 궁금하고요."

아리랑 속 '아리랑고개'의 실재적 고개로 알려진 '문경새재'가 위치한 경북 문경시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상 작곡의 '문경새재'(6·25동란 중 문경전투를 형상화한 작품)가 있어 한반도 어디쯤에 있는 고개라는 정도는 알고는 있었지만, 가보진 못했습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각 지역에 많은 아리랑이 있으나 공통점은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라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 '아리랑고개'가 '문경새재'라고 하니 특별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도쿄에서 태어난 전월선은 1983년 일본 오페라단 니키카이에 입단, 성악가로 데뷔했다. 이후 오페라 '나비부인' '피가로의 결혼' 등에 출연했다. 외부인에 배타적인 일본 오페라계에서 프리마 돈나로 거듭났다.

일본 문화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던 1998년 한국에서 일본어로 노래하며 주목받았고, 1999년에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한 오페라에 주역으로 나서기도 했다.

특히 일본 국적이 아닌 음악가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문화청 예술제에 참가, 세계적인 음악가 미야케 하루나의 연주로 아리아, 가곡, 현대음악 등을 6개국 언어로 노래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그리고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공연했다. '해협을 넘나드는 가희(歌姬)', '남과 북 일본을 오가며 평화를 노래한 프리마돈나', '남북과 일본 등 3개국 정상 앞에서 노래를 부른 가수' 등의 수식을 달고 다녔다.

1985년 평양에서는 김일성(1912~1994) 앞에서 노래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 폐막식 때는 일본의 총리관저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76)가 주최한 김대중(1924~2009) 환영공연에서 한국과 일본 노래를 불렀다.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재일코리안'으로서 특별한 무대였다.

전월선은 "북에도 남에도 흩어진 가족들이 있어요. 어머니는 생전에 '모든 괴로움이나 슬픔은 남북이 분단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저는 통일의 날까지 통일에 기여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려산천 내 사랑'도 부른다. 남북을 아울러 '고려산천'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노래를 통해 평화를 호소해왔습니다. 우선 2012년 남측이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아리랑, 2014년 북측이 등재한 아리랑, 이 양측의 아리랑을 판문점 같은 곳에서 통일의 염원을 담아 부르고 싶습니다. 이런 기회가 빨리 오기를 고대합니다." 35년 간 재일동포로서 분단의 아픔, 이산가족의 슬픔을 몸으로 느끼고 목소리로 표현해온 전월선이 평화를 향한 염원을 담아 전신전령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창작 오페라 '더 라스트 퀸-조선왕조 마지막 황태자비'다.

영친왕 이은(1897∼1970)과 영친왕비 이방자(1901~1989)를 모델로 전월선이 극본을 쓰고, 2015년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특별기획으로 일본신국립극장에서 초연했다. 이듬해 일본문화청예술제 참가 공연으로 재연했다.

전월선은 "한반도와 일본 근대사의 원점을 돌이켜 보고 현재 한일관계의 고난을 넘기 위한 힌트가 담겨 있는 작품"이라면서 "관객들은 일본인, 한국인 가릴 것 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내년 3월10일 오사카에서 이 작품이 다시 공연한다. 전월선은 15세부터 87세까지의 이방자를 연기한다. "이 작품은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저만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오페라를 한국에서도 공연하고 싶어요."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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