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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사]전국 무단횡단 사고 가장 많은 곳은 어디?

서울 종로2가 일대 중앙버스전용차로. 중앙분리대만 설치해도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오원석 기자

서울 종로2가 일대 중앙버스전용차로. 중앙분리대만 설치해도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오원석 기자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있는 연신내역 사거리는 지하철역과 시장이 있어 보행자와 차량 통행이 혼잡한 지역이다. 동쪽으로는 불광동, 남쪽으로는 성산대교로 통하는 길목 특성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 포진한 무단횡단을 부르는 ‘마의 구간’ 중에서도 연신내역 사거리는 악명이 높다.
 
6일 오전 기자가 두 시간여 지켜보는 동안에도 시민 무단횡단이 이어졌다. 6차선을 가로질러 중앙분리대가 없는 공원으로 뛰어가거나 보행 신호가 끝나고 차량 통행이 시작되기 직전 횡단보도로 뛰어드는 이들이었다. 위험하지만 그냥 건너는 사람이 많으니 별생각 없이 따라가게 되는 구조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연신내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지역은 서울에서 두 번째로 빈번하게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5년 동안(2013~2017년) 54건 사고가 발상해 60명이 다쳤다. 주로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한 버스를 잡으려는 보행자나 심야의 취객이 무단횡단 교통사고 피해자다. 서울에서 가장 무단횡단 관련 사고가 많은 종로 2가 파출소 인근도 역시 버스전용차로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무단횡단 교통사고 다발지역이 가장 많은 도시는 부산이다. 전국 1위를 포함해 사고 다발지역 상위 열 곳 중 네 곳이 부산에 있다. 지난 5년 동안 전국에서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곳은 부산 중구에 있는 부산 지하철 3호선 자갈치역을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 지역이다. 86건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했고 91명이 다쳤다. 부산 진구 천우장여관 인근이 뒤를 잇는다. 지난해 75건 사고가 났고 86명이 다쳤다. 3위인 경기 수원 팔달구 나혜석 거리 인근을 제외하면 4, 5위도 부산에 있다. 
 
부산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자갈치 시장이 구도심이다 보니 보행자가 끄는 손수레나 보행하는 상인들 차량통행이 잦아 대인 교통사고가 빈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길이 좁고 유흥가와 상가가 모여있는 곳 특성상 심야에 족발 골목과 국제시장 부근에서 사고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상가 밀집 지역 ^많은 차량 통행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에 따른 심리적 저항감 감소 등을 사고 다발 지역의 주요 특징으로 꼽는다.
 
유기열 도로교통공단 통합DB처 과장은 “특별시나 광역시 등 도심권이 소도시와 비교해 무단횡단 교통사고 발생 비율이 높고,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높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있는 곳에서는 전체 차선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은 효과가 있어 무단횡단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무단횡단 피해자는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자이다. 
 
상가 밀집지역인데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있고 노인 보행자가 많은 교통사고 유발 삼박자를 갖춘 곳은 서울 종로구에 있다. 종로2가 파출소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지역에서는 지난 5년 동안 54건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57명이 다쳤다. 이 중 2명은 숨졌다. 서울 지역 중에서는 가장 많은 사고 건수를 기록한 위험 지역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한 해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중앙분리대만 설치해도 무단횡단은 대폭 줄어든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종로구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개통하고, 올해 4월 흥인지문 바로 앞부터 충정로역까지 총연장 4.7km 구간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한 이유도 무단횡단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종로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종로2가 대로변 일대는 심야 취객이 많고 통행이 잦은 지역이라 중앙분리대 설치 이전에는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빈번했다”면서도 “중앙분리대 설치 이후 현재까지는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중앙분리대는 운전자에게 도로의 방향을 잡아주는 기능도 하지만 보행자의 무단횡단 심리를 억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중앙분리대 외에도 적절한 횡단보도 설치와 인구특성을 반영한 보행 신호 시간 설정 등도 무단횡단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으로 무단횡단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는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2015년에는 무단횡단 교통사고로 798명 사망하고 1만 5499명이 다다. 2016년에는 사망자는 709명, 부상자는 1만 4427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사망자 562명, 부상자 9261명을 기록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유 과장은 “무단횡단 교통사고를 흔히 '후진국형 사고'라고 부르는 데 시민 의식 개선과 사고가 잦은 곳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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