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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리즘] 부산 오페라하우스의 탄생?

황선윤 부산총국장

황선윤 부산총국장

부산에서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논의된 것은 14년 전인 200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 합동 부산 혁신발전 5개년 계획’ 토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북항을 물류 중심에서 해양관광 중심으로 개발하라고 지시하면서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국가적 랜드마크를 짓자는 취지였다. 이에 지역 상공인들도 나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에게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필요한 기부를 요청했다. 롯데그룹은 2008년 5월 기부 약정에 동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1000억원을 부산시에 기부했다. 그리고 올 5월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착공됐다.
 
하지만 7월 새로 취임한 오거돈 시장은 공사중단을 지시했다. 과도한 공사비, 재원 확보 방안 미비, 완공 후 운영 적자 등 부정적 여론을 고려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건의 때문이었다.
 
동구 초량동 북항 재개발지에 지하 2층 지상 5층(연면적 5만1617㎡)으로 건립될 오페라하우스의 사업비는 2500억원. 이 가운데 롯데 기부금 1000억원을 제외한 1500억원을 부산시가 조달해야 한다. 올해 겨우 110억원을 확보할 정도로 재정난을 겪는 부산시로선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통상 공사비의 10%인 운영비도 골칫거리. 오페라 유치만으론 운영비를 조달하기 어렵고 설계상 레스토랑(3개)·카페(2개) 외에 이렇다 할 수익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매년 100억원 이상 적자가 생기면서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부정적 여론이 생긴 이유다.
 
사업을 재검토하던 오 시장은 지난달 25일 공사 재개를 전격 결정했다. 사업비 800억원을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만공사가 분담하고, 오페라 전문 공연장의 장점을 살리면서 다양한 공연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완공될 부산시민공원 내 클래식 전문 공연장인 국제아트센터와의 기능 중복, 운영비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문화·시민단체가 “무늬만 흉내 낸 오페라 하우스를 허겁지겁 짓느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부산시가 벤치마킹한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7800억원)처럼 세계적 오페라하우스가 되려면 장기적 비전과 안목으로 제대로 지으라는 주장이다.  
 
2022년 완공 될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이도저도 아닌 공연장’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형식(랜드마크)과 내용(운영·콘텐트)이 조화된 ‘명품 오페라하우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오 시장의 더 깊은 고민을 기대해본다.
 
황선윤 부산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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