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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KAIST 총장의 자리

김남중 논설위원

김남중 논설위원

최고 지성인 대학 총장은 개혁을 이끄는 선봉이다. 대학마다 사활을 걸고 ‘좋은 총장 모시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외부 인사를 총장으로 데려오기 위한 삼고초려도 마다치 않는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전형적인 예다. 최근 총장 세 명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2001년 1월 KAIST ‘총장 추천위원회’ 위원 경종민 교수가 급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설 연휴도 아랑곳하지 않고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30여 년간 혁신을 선도한 서남표 기계공학과 교수를 총장으로 모셔 오기 위한 출장이었다. 사흘간 머물며 설득했지만 일단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2006년에야 서 교수는 KAIST 총장으로 온다. 6년 재임 동안 교수 철밥통 깨기 등 ‘KAIST발 대학 개혁’ 바람을 일으켰다.
 
2013년 취임한 강성모 총장은 미국 4년제 대학인 머시드 캘리포니아대 총장 출신이다. 대학 운영의 노하우를 살려 KAIST의 도약을 이끌어 달라는 요청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미국 대학을 떠날 때 별명이 ‘부드러운 선장(Captain Smooth)’이다. 소통 부족으로 인한 ‘서남표식 개혁’의 후유증 치유에 적임자였을 터다.
 
강 총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신성철 현 총장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직 중인 지난해 2월 KAIST 구성원들의 부름을 받았다. KAIST 교수 시절 교수협의회가 세 번이나 총장 후보 1순위로 추천할 정도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신 총장은 1년간 숙고 끝에 올 3월 ‘KAIST 비전 2031’을 선포했다. 개교 60주년인 2031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이런 신 총장이 ‘과학기술계 물갈이’ 논란에 휘말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구비 중복 지급 등의 혐의로 신 총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KAIST 이사회에 직무정지 요청을 하면서다. 과학계에선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감사 결과에 해명 기회도 주지 않고 검찰 고발부터 한 행태가 우선 석연치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DGIST 손상혁 총장을 비롯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장 11명이 줄줄이 중도 사퇴한 것도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KAIST는 ‘과학 인재의 산실’이다. 47년 전 대학을 설립할 때 내세운 ‘과학입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현 시점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총장의 안정적인 리더십은 필수다. 그런데 총장이 흔들리고 대학 발전 구상이 표류할 처지이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과학계가 정치적 외풍에 발목이 잡혀선 미래가 없다. 
 
김남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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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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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