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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담배·술 줄이니 … 남성 수명 15년 늘었다

직장인 박모(58·경남 밀양시)씨는 35년 담배를 피웠다. 매주 서너번은 한 자리서 소주 1병 이상 마셨다. 회식을 즐기고 육류를 자주 먹었다. 키 173㎝, 몸무게 85㎏였다. 고혈압 때문에 50세에 약을 먹기 시작했다. 박씨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서 지난해 초 보건소의 금연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석 달만에 담배를 끊었고 음주 횟수를 줄이고, 술자리에서 맥주 1잔만 마신다. 걷기 운동을 시작했고, 기름진 식단을 바꿨다. 지금은 몸무게가 78㎏로 줄었고, 혈압도 꽤 떨어졌다. 혈당 수치도 당뇨 전단계였는데, 지금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박씨는 “금연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식이조절을 하니 몸이 가볍고 젊어진 기분”이라고 말한다.
 
박씨 같은 사람이 늘면서 남성의 기대수명이 여자에 비해 빠르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의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남자 기대수명은 79.7세다. 1985년에 비해 15.1세 올랐다. 여자는 12.5세(73.2세→85.7세) 올랐다. 남녀 차이가 6년으로 줄었다. 70년 7.1년에서 점차 확대돼 85년 8.6년까지 벌어졌다. 남자의 수난시대였다. 그 이후 점차 격차가 줄었다. 80세 이상 초고령 남자 노인도 늘어 지난해 32%가 남자였다. 92년에는 25.9%였다(주민등록 인구 기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남녀 수명 격차가 작은 현상은 북유럽·서유럽 복지국가에서 두드러진다. 네덜란드가 3.2년으로 가장 작다. 노르웨이·스웨덴이 3.5년이다. 그외 이스라엘·뉴질랜드·영국·독일 등이 작은 편이다. 반면 리투아니아가 10.6년으로 가장 크고, 동유럽이 큰 편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4년)보다 약간 크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남녀 수명 격차가 주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그동안 남자들이 건강관리에 신경을 덜 쓰고 살아오다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에 관심을 갖고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면서 수명 연장이 눈에 띄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분명한 이유는 남성 흡연율 감소다. 정규원 국립암센터 암등록사업과장은 “암 사망 원인 중에서 흡연의 기여도가 23%에 달한다. 폐암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암의 원인이기 때문에 흡연율 감소가 남자 수명 연장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99년 66.3%에서 지난해 38.1%로 떨어졌다(국민건강영양조사). 여자(6.5%→6%)는 별 변동이 없다. 이 덕분에 2002~2015년 암 사망률이 남자는 연 평균 3.1% 감소하고 있다. 여자(2.2%)보다 감소 폭이 크다. 암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다. 남성 암의 대표가 폐암이다. 같은 기간 폐암 사망률은 남자가 연 2.5% 주는 반면 여자는 1.5% 감소에 그친다. 위암도 비슷하다. 게다가 유방암은 1999~2015년 연 평균 1.7% 증가한다. 국립암센터 정 과장은 “선진국에서 여성 암 발생 1위가 유방암이다. 한국도 그리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폭음 등의 음주 습관도 남녀 차이가 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월간 폭음률이 남자는 2005년 55.3%에서 지난해 52.7%로 줄었지만 여자는 17.2%에서 25%로 늘었다.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7잔(여자는 5잔) 넘게 술을 마시는 여성이 늘었다는 것이다. 걷기도 남자가 40.2%, 여자가 38%다. 박모(64·서울 서대문구)씨는 거의 매일 아침 아파트 단지내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다. 팔·다리 근육운동과 런닝머신 달리기를 반반 정도 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85년 이후 남자의 간질환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암 조기 검진과 조기 치료가 정착되면서 남성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며 “남녀 수명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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