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염경엽 SK 감독 "우승 팀 감독 맡은 제가 바보죠"

"제가 바보죠."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SK 와이번스를 이끄는 새로운 수장이 된 염경엽(50) 감독의 한 마디가 강렬했다. 염 감독은 6일 우승 인사차 서울 중구 중앙일보 본사를 찾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 감독을 맡았네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염 감독은 바로 "제가 바보죠"라며 농담처럼 말했다.
 
포부 밝히는 염경엽 신임 감독. [연합뉴스]

포부 밝히는 염경엽 신임 감독. [연합뉴스]

 
프로야구 37년 사상 우승 팀 감독이 바뀐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감독으로서 이룰 수 있는 최고 성과인 우승을 했으니 교체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트레이 힐만(55) 감독이 병환 중인 노모를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면서, 우승팀 감독이 최초로 바뀌게 됐다. 그 자리를 맡은 이는 SK 단장이었던 염 감독이다. 염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우승을 유지해야 본전이니, 얼마나 힘들겠나. 그런 자리를 맡았으니, 내가 바보다"라고 했다. 
 
그런데도 SK를 맡은 이유는 '감독으로서 우승'을 하기 위해서였다. 염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선수로서 두 번의 우승(1998년, 2000년)을 이뤘다. 2001년 현역 생활을 마감한 염 감독은 바로 현대 운영팀에서 일했다. 그때는 프런트로서 두 번의 우승(2003~04년)을 경험했다. 그리고 올해는 SK에서 단장으로서 우승을 만끽했다. 염 감독은 "이제 감독으로서 우승만 하면 된다. 선수, 단장으로 우승하는 것보다 더 기쁠 것 같다"며 웃었다.  
 
관련기사
감독에 취임한지 이제 20일 정도 지났는데 벌써 고삐를 조였다. 지난 4~5일 이틀 동안 경기도 한 호텔에 1, 2군 코치진을 전부 불러 모았다. 올 시즌을 리뷰하고 내년 시즌의 발전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해달라고 했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 훈련에만 전념했던 코치들에겐 생소한 자리였지만, 열심히 자료를 정리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항상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염 감독의 철학이 담겨있는 자리였다. 
 
염경엽 감독이 단장이었을 때, SK 선수들과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이 단장이었을 때, SK 선수들과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학이 있다면, 염 감독은 벌써 박사를 땄을 것이다. 염 감독은 "연구하고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선수 시절 종로 일대의 서점을 뒤져 야구 전문서적과 비디오테이프를 구입해 야구 지식을 쌓았다. 프런트가 된 이후에는 수첩과 펜을 가지고 다니면서 경기 전략, 선수 특징 등 생각나는대로 메모했다. 그 수첩이 어마어마하게 쌓였는데, 훗날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되고 나서 요긴하게 쓰였다. 초보 감독이었지만 뛰어난 지략을 발휘해 '염갈량(염경엽+제갈량)'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7년 SK 단장이 된 뒤 수첩에 손으로 적었던 내용을 메모장 애플리케이션인 에버노트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염경엽 감독은 "시간 날 때마다 정리했는데,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요즘에는 수첩 대신 스마트폰에 적는다"고 했다. 
 
한 번은 이 수첩을 코치와 선수들에게 건네준 뒤 훈련에 적용하라고 했다. 수첩 속 내용을 100%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다. 염 감독은 "내용의 30% 정도 이해하더라. 직접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얻은 지식이기 때문에 나밖에는 알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코치들을 직접 가르치기로 했다. 코치들이 잘 배우면 선수들에게 쉽게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치 워크숍을 연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2019시즌 SK의 대항마는 어느 팀일까. 염 감독은 망설임 없이 "두산, 넥센, 롯데"라고 꼽았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덜미가 잡힐 뻔했던 넥센은 예상한 답변이었다. 그런데 올해 7위로 처진 롯데는 의외였다. 염 감독은 "롯데는 타선도 좋고, 마무리 투수도 있다. 외국인 선수만 잘 뽑는다면 전력이 탄탄해진다"고 했다. 이어 염 감독은 "내가 느낌이 잘 맞는 편이다. 올 시즌 초에 힐만 감독과 '70% 정도는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고비가 올 때마다 계속 우승할 것 같은 느낌이 왔는데, 진짜 우승했다"고 했다. 감이 유독 좋기로 소문난 염 감독의 예상이 과연 맞을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러고 보니 염 감독은 트레이드 성공률도 높다. SK 단장을 하면서 세 차례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는데, 데려온 외야수 노수광, 투수 김택형, 내야수 강승호 등은 SK의 주전 선수로 자리잡았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 필요한 자원들이었는데 잘해주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트레이드는 내 소관이 아니다. 손차훈 단장이 더 잘 뽑아줄 것"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