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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선배라는 인식 떨치고 법에 따라 판단해 달라"

박병대 전 대법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대 전 대법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선배라는 인식을 떨치고 법에 따라 판단해주기 바란다."
 
전직 대법관으로선 헌정 사상 첫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 전 대법관이 법정에서 남긴 최후 진술이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청구서를 쥐고 있는 임민성(48·사법연수원 28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판사로 박 전 대법관보다 연수원 16기 후배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 등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옛 통합진보당 국회ㆍ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하거나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내용의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은 심사에서 혐의에 대해 전체적으로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 들어가 재판 전략을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불러서 갔다"면서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청와대 공관 회동에 참석했고, 다음 해 4월에는 후임인 이병기 전 비서실장을 독대했다. 이때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전략 등을 논의했다는 것이 검찰 입장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강제징용 재판 결과에 대해 껄끄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법관에 대해 불이익을 가하는 소위 '사법부 블랙리스트' 관리·실행 혐의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보고받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시간도 없이 5시간 넘게 진행된 영장실질심문을 마치고 나온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차량에 올라타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대기 중인 서울구치소에 그대로 수감된다. 기각 시에는 즉시 풀려나지만 검찰이 다시 영장을 청구해 심사 등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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