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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민노총 열이면 열 다 가지려 해" 광주형 일자리 제동 불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일정을 수정했다. 민주당은 광주형 일자리 협약 조인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사전 공개된 이 대표의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전날 현대차가 노ㆍ사ㆍ민ㆍ정 협의회 의결 결과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내걸고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민주당이 협상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노동계의 막판 힘겨루기에서 여당은 물론 청와대가 무기력해 보인다는 정치권의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월 24일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부지개발 현장을 방문해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월 24일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부지개발 현장을 방문해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최근까지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강한 ‘그립’을 쥔 것으로 비쳤다. 지난주엔 여당 지도부가 사측과 노동계에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0월 광주를 찾아 “빛그린산업단지와 부품단지 사이에 조달 도로가 필요할 것 같아서 그 부분까지 이달 내로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산단에 대한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현대차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한 것이다.
 
협상이 교착에 빠질 땐 ‘벼랑 끝 전술’을 쓰기도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광주에서 합의가 안 되면 다른 곳, 원하는 데서 해야 할 것”이라며 “협상 불발에 대비해 전북 군산 등 다른 지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 제3 정책조정위원장인 이원욱 의원도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더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모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광주를 압박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중앙포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중앙포토]

타결 문턱에서 협상이 어그러지면서 민주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날 이 대표의 당 최고위원회의 발언도 회의 직전에 수정됐다고 한다. 당초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는 내용을 준비했는데 상황이 변하면서 “마무리를 잘 지어졌으면 좋겠다”로 고쳐야 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한국노총이 노ㆍ사ㆍ민ㆍ정 협의회 불참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급하게 멘트를 바꿨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원욱 정조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광주시에 물어봐라”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어제 광주형 일자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무산은 아니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발언을 정정하고 서로 멋쩍게 웃는 해프닝도 있었다.
 
청와대도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첫 성과라는 상징성을 띈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조바심을 내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서명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유야무야됐다. 협상이 타결 목전에서 무산되자 청와대 내부에서는 ‘노조의 발목잡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낸 입장문에서 “협상 주체의 노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경제라인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은 열이면 열 다 가져가려고 하는데, 이래서는 아무런 진전을 볼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협조가 필요한데 무조건 안 된다는 노조의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친 후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왼쪽)을 비롯한 위원들과 경사노위 출범식 및 본위원회 1차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친 후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왼쪽)을 비롯한 위원들과 경사노위 출범식 및 본위원회 1차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의 청와대 만찬 간담회에 이어 지난달 대통령이 주재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식에도 불참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민노총은 과거처럼 정부가 사측과 정치적 타협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런 식의 타협은 없다. 경사노위를 민노총 없이 ‘개문발차(문이 열린 채 출발했다는 의미)’한 이유도 직접 대화 채널에 들어와서 주장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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