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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문서 이름이 꾀꼬리···수사 피하려 파일명 세탁?

6일 박병대·고영한 등 전직 대법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등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법원이 공식 문서의 파일명을 '꾀꼬리' 등으로 바꿔놓으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해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해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부터 수사 중인 검찰은 법원에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대법원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 등 핵심 관계자들이 사용한 8개의 하드디스크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대법원 1층에는 가칭 ‘자료실’이 꾸려져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 전문 수사관들과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동석한 가운데 법원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1층 '자료실'은 휴일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각까지 파일 이미징 작업이 진행 중이다. 파일 이미징이란 조사 대상이 파일명을 바꾸거나, 파일의 최종 수정 시간 등을 바꾸는 등 관련 문건에 대한 증거 훼손을 막기 위해 제출한 자료들을 사진 찍는 작업을 뜻한다.
 
법원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최대한 투명하게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법원의 미온적인 태도에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다. 우선 지난 9월 대법원이 꾸린 사법부 자체 조사단은 김민수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이 삭제한 파일 2만여 건의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 법원이 사용하는 '키워드 검색' 또한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부 자체 조사단은 너무 쉽게 '복구가 불가능하다'라고 판단한다"면서 "사실 휴대전화고 하드디스크고 바닷물에 빠지거나 자석으로 긁지 않는 이상 복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문서가 문서1부터 문서5까지 만들어져 있으면 전부를 통째로 받아야 누가,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개입했는지 알 수 있는데, 최종 보고 문서인 문서 5만 제공하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또 파일 이름을 꾀꼬리, 겨울의 밤, 눈 등 이해하기 힘든 파일명으로 바꿔놓은 경우도 발견했다"고 토로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판사들이 법원에서 사용하는 공문서 제목을 '꾀꼬리'로 정한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키워드 검색을 피해가려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일반적인 회사원들도 최종, 수정 1, 마지막 수정 등으로 파일 이름을 임의로 지정한다"면서 "판사들도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 검찰이 의도적으로 부풀려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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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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