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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억울해 항소했나” 5살 딸 잃은 소방관 부부, 엄벌 호소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모(5)양의 어머니 구급대원. 사진은 지난 1월 인터뷰 내용. [사진 JTBC '뉴스룸']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모(5)양의 어머니 구급대원. 사진은 지난 1월 인터뷰 내용. [사진 JTBC '뉴스룸']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5세 딸을 잃은 소방관 부부가 “딸 아이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며 가해 운전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5일 대전지법 제1형사부(부장 심준보) 심리로 진행된 피고인 A씨(45)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한 숨진 아이의 어머니는 “5살 아이가 차디찬 바닥에서 아무 잘못 없이 생을 마감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저는 정신과 약을 먹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들 정도”라며 “저는 아이를 지켜주지도 못한 엄마로, 같이 가주지 못한 엄마로 아직도 그대로 거기에 서 있다”고 흐느꼈다. 아이 어머니는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은 딸에 대한 그리움과 고통 속에서 여전히 몸부림치며 살고 있다”며 “피고인이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고가 났는데, 뭐가 억울해 항소했느냐”고 따졌다.  
 
피해자의 아버지도 “퇴근하면 두 팔을 벌려 안아주던 딸의 모습이 매일같이 생각난다”며 “딸을 보낸 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가족을 지켜야 할 가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부부가 진술하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낸 사고로 고인이 된 아이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와 용서를 빈다”며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족들의 슬픔과 고인이 된 아이의 고통을 감히 상상할 수 없다”며 “재판부가 유가족들의 탄원서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금고 2년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원심 구형량과 같은 것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7시 10분쯤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 내 횡단보도를 어머니와 걷던 김모(5)양을 자동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금고 1년 4개월을 선고했고,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이 과정에서 판사가 실수로 ‘금고 1년 4개월’을 ‘징역 1년 4개월’로 잘못 선고해 정정하는 일도 발생했다. 금고형을 선고받으면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강제노역이 없어 징역보다 처벌 수위가 한 단계 낮다.  
 
소방관 부부는 사고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는 사유지 횡단보도라는 이유로 도로교통법 12대 중과실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해 21만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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