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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박수영 "독립운동 작가 이미륵, 한국이 기려야 마땅"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미륵 선생님은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다. 지난달 뮌헨 슈바빙에서 '이미륵 한국문화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미륵기념사업회장을 역임한 송준근씨가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뮌헨에 오는 관광객들이 이 곳에 들러서 이미륵 선생님을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다."



최근 이미륵박사기념사업회 독일 회장이 된 박수영씨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미륵한국문화공간이 해외 독립운동가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미륵(1899~1950)은 황해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생을 마감한 재독동포 작가다. 경성의학전문을 다니던 중 1919년 결성된 독립운동단체 '대한청년외교단'에 가담했다. 3·1 운동 후 일본 경찰에 쫓기자 중국 상하이와 프랑스를 거쳐 1920년 독일로 망명했다. 뮌헨대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여러 편의 자전적 소설을 발표했다.



1948년부터 뮌헨대학 동양학부 외래교수로 초빙돼 한국학과 동양철학을 강의했다. 1963년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대표작 '압록강은 흐른다'는 1946년 뮌헨의 피퍼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 소설은 나오자마자 현지 문단과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쟁으로 인한 평화,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애잔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하이드리히 피퍼 출판사 사장은 회고록에서 "내가 평생 출판한 책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 중 하나"라고 고백했다. 당시 독일 평론가들은 그의 문장을 유대계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나 독일 소설가 베른하르트 슐링크(74)에 견줄 만큼 뛰어나다고 평했다. 그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돼 영문과 국문으로 번역됐으며,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어로 씌어진 가장 빼어난 문장"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독일 신문에 쏟아진 서평은 100여편에 달했으며, 발췌문이 독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박 회장은 "'압록강은 흐른다'는 문장이 기가 막히다"며 "요즘의 한국사람들이 읽어도 감동적이다. 폭풍과 같은 삶을 살았고, 나라를 빼앗긴 설움이 있었을텐데 그것을 절제한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얼마나 행복했고 평온했는지를 뛰어난 독일어 문장으로 잘 그려냈다"고 말했다.



"슬픔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에 더 감동적인 것 같다. 당시 독일 독자들에게 한국은 낯선 나라였다. 망명 온 이미륵의 소설에서 노스탤지어를 느꼈고, 작가의 삶에도 관심을 가졌다. 휴머니즘과 애상적인 절제미가 독일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한국사람들은 쾌활하고 춤추기를 즐기며 몽상적이기도 하지만, 산처럼 완고하고, 뜨거운 여름만큼이나 호탕하다"(이미륵 단편 '수암과 미륵' 중, 1935년 6월)



박 회장은 "이미륵 선생님이 한국인들의 매력에 대해 쓴 글이 내가 스웨덴 유학 중에 연구하면서 썼던 글과 많이 일치했다"며 "2014년 결혼하고 독일로 이주한 뒤 2~3년 동안은 박사 논문에 열중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이미륵한국문화공간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회장직을 제안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이미륵 선생님의 독립운동과 뛰어난 문학·철학 사상은 존경받고 기념해야 한다. 몇몇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미륵문화공간의 운영은 어렵다. 한국 정부와 기업, 개인의 후원·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모아져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독일 문화의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미륵에 대해서는 "독일에 망명한 독립운동가이기 때문에 한국사람이 잘 모를 수 밖에 없다"며 "내년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미륵 선생님처럼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려야 한다.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재조명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이미륵기념사업회는 그래펠핑 시, 한국 국외소재 문화재재단과 함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내년 5월께 뮌헨 인근 그래펠핑 시에서 이미륵 부조 동상을 길에 새기는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 거리는 원래 반나치 활동을 하다가 처형당한 후버 교수의 이름을 딴 '후버 거리'(Hubert Reißner Strasse)다. 이 곳에 이미 후버 교수의 동상이 있다. 이미륵 부조 동상은 그 근처 어딘가에 새겨지는 것이다. 나치 하에서 이미륵 선생과 후버 교수는 제자와 선생이었고, 같은 이웃에 살면서 많은 걸 교류했다. 독일사회가 이 특별한 관계를 기억하고, 문학성·휴머니즘 등 이미륵이라는 총체적인 인간을 기리고자 하는 것이다. 독일의 거리에서 이미륵 선생님의 부조동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성공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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