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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 이야기] 아웅산 테러로 순직한 김재익까지 도와준 첫 연구소 … 문제는 돈이었다

미국 코넬대에서 과학기술사회(STS) 연구를 마치고 귀국한 나는 한국과학원(KAIS)의 첫 연구소인 STS 연구실을 열고 실장을 맡아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과학원 초창기 교수들이 연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특히 응용수학과의 박찬모 교수(2003~2007년 포항공대 총장), 재료공학과의 윤덕용 교수(95~98년 카이스트 원장), 화학 및 화학공학과의 조의환 교수,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김충기 교수, 산업공학과의 이진주 교수 등이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송옥환 연구 조교(98~99년 과학기술처 차관)는 연구실 운영을 맡아 애써줬다.  
과학기술 정책수단(STPI) 국제공동 연구 40주년을 기념해 2013년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정근모 박사. 이 자리에서 "당시 브라질과 인도의 과학기술 정책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가스티 박사 홈페이지]

과학기술 정책수단(STPI) 국제공동 연구 40주년을 기념해 2013년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정근모 박사. 이 자리에서 "당시 브라질과 인도의 과학기술 정책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가스티 박사 홈페이지]

 

정근모, 과학기술이 밥이다 - 제131화(7598)
<50> 캐나다서 STS 연구비 조달
귀국해 STS 연구실 개설하자
박찬모·윤덕용 교수 등 동참
경제기획원 김재익 박사도
과학기술의 산업·경제 결합
캐나다 국제공동연구 동참
10개 개도국 포함돼 연구비
중남미·인도 아이디어 흡수

정부에선 조경목 과기처 진흥과장(83~85년 과기처 차관)과 경제기획원의 김재익 기획국장(38~83년, 80~83년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이 참여해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및 산업진흥에 관한 민관 공동연구에 힘썼다. 35년 전인 83년 10월 9일 미얀마의 아웅산 묘역에서 발생한 북한의 폭탄 테러로 숨진 김 수석은 내 친구로 경기고 동기다. 고교 2학년 때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외교학 전공)에 입학했으며 졸업 뒤 한국은행에 다니다 미국 유학을 떠났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73년 귀국했다. 74년 경제기획원으로 옮겨 경제기획관과 경제기획국장을 맡았는데 그 당시 과학원 STS 과정에서 함께 경제발전 전략을 연구했다. 과학원 STS 연구는 한국에서 과학기술이 본격적으로 산업·경제와 결합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자부한다.  
과학기술 정책수단(STPI) 국제공동 연구 40주년을 기념해 2013년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제프리 올드햄 교수. [사가스티 박사 홈페이지]

과학기술 정책수단(STPI) 국제공동 연구 40주년을 기념해 2013년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제프리 올드햄 교수. [사가스티 박사 홈페이지]

 
문제는 당시엔 이런 연구를 진행할 연구비가 없었다는 점이다. 수소문한 끝에 캐나다 정부 소유 공기업인 국제개발연구센터(IDRC)가 ‘과학기술 정책수단(STPI)’ 관련 연구비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신청했다. 마침 IDRC의 제프리 올드햄(1929~2017년) 과학기술정책 담당인 부소장이 10개 개발도상국 연구팀으로 이뤄진 대형 국제연구 네트워크를 조직 중이었다. IDRC가 연구비와 행정을 지원하고, 연구팀은 ‘과학기술 입국’을 위한 정책수단을 공동 연구·개발하는 취지였다. 개도국이 과학기술을 활용해 경제·사회 발전을 이룰 방법을 구체적으로 찾는 연구였으니 과학원 STS 연구실엔 둘도 없는 기회였다.  
1991~95년 민주화 과정에 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과학기술 지원 사업을 벌이던 당시의 제프리 올드햄 교수(오른쪽에서 둘째)와 넬슨 만델라 대통령(왼쪽에서 셋째).[IDRC 홈페이지]

1991~95년 민주화 과정에 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과학기술 지원 사업을 벌이던 당시의 제프리 올드햄 교수(오른쪽에서 둘째)와 넬슨 만델라 대통령(왼쪽에서 셋째).[IDRC 홈페이지]

 
아르헨티나·브라질·페루·멕시코·콜롬비아·베네수엘라 등 6개 중남미 국가와 인도·이집트·유고슬라비아, 그리고 대한민국의 10개국이 참가했다. 올드햄 부소장이 라틴아메리카 STS 개척자인 페루의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박사와 손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참가국이 이 지역에 몰렸다. 우루과이의 마히모 알티 박사는 라틴아메리카 6개국의 연구를 주도하면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과학원 STS 연구실장이던 나는 IDRC로부터 1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했다. 중남미와 인도 등 다른 지역 개도국의 과학기술 정책 아이디어를 살펴본 소중한 기회였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황수연 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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