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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아동수당이 반갑지 않은 이유

이경희 디지털콘텐트랩 차장

이경희 디지털콘텐트랩 차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아동수당 예산 5350억원 증액을 의결했다. 아동수당은 지난 9월부터 6세 미만 아동의 90%에게만 월 10만원씩 지급되고 있다. 소득 상위 10%를 걸러내기 위한 행정비용이 1600억원이나 드는 비효율 탓에 정부는 내년 1월부터 모든 6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안으로 변경하고 예산 1조9271억원을 편성했다. 보건복지위는 이에 더해 내년 9월부터 만 9세 미만까지로 확대하겠다고 합의했다.
 
증액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나도 둘째 몫의 수당을 받게 된다. 그러나 10만원 때문에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은 없다. 만 9세 미만이라는 기준은 또 어디에서 나왔나 싶다. 이런 식이라면 만 9세 이상에게 안 줄 이유는 뭔가.
 
수당을 받는다 해도 털리는 건 한순간이다. 2012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동에게 22만원이 지원되는 무상보육·누리과정이 도입됐다. 하지만 당시 22만원 효과는 체감하기 어려웠다. 유치원에서 누리과정이 금지한 영어교육을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돌리면서 특별활동비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안 다니는 아이 앞으로 나오는 가정양육수당 10만원도 마찬가지다. 놀이학교나 숲 유치원 같은 비인가 기관은 당연하다는 듯 이를 원비에 산입한다. 총 50만원에서 양육수당 10만원을 제외하고 학부모가 낼 돈은 40만원이라는 식이다. 그러니 아동수당 10만원이 추가돼도 부모들이 그 효과를 체감하긴 어렵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다 함께 돌봄’ 사업비 31억5300만원을 감액했다. 맞벌이 혹은 부모의 질병이나 사고 때문에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6~12세 아동을 주민센터, 도서관 등 공공시설을 활용해 지역공동체와 함께 돌보는 서비스다. 올해 예산 9억여원을 들여 17개소에서 시범 운영했고, 내년엔 138억원을 투입해 200개소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내 손에 돈 10만원이 있어도 급할 때 아이 맡길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같은 돈이라면 돌봄 서비스에 쓰는 게 낫다고 본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아이 돌보미 예산 61억3800만원을 전액 삭감하자고 주장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부모가족은 양부모가족과 달리 표가 1장뿐인 데다 투표할 여유도 없을 것 같아 홀대하는 걸까. 하지만 투표권을 행사할 여유도 없는 이들이야말로 복지가 필요하다는 게 이 시대의 비극이다. 모든 복지정책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n분의 1씩 현금으로 나눠주는 식으로 갈음할 게 아니라면 선심성 예산 편성은 좀 더 신중히 하길 바란다.
 
이경희 디지털콘텐트랩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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