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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의 금융 산책] 경기 둔화의 전조?…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에 발작 일으킨 금융시장

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증시가 3% 대 일제히 급락했다.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등이 빚어진 영향이다. [EPA=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증시가 3% 대 일제히 급락했다.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등이 빚어진 영향이다. [EPA=연합뉴스]

 한동안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의주시한 두 개의 곡선이 있었다. 필립스 곡선과 수익률 곡선이다.
 

11년만에 뒤집힌 3년과 5년물 금리
2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도 최저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된 9번 중
8차례 경기 침체 발생, 위기감 고조

 실업률과 물가의 관계를 추론해 통화정책 결정에 활용됐던 필립스 곡선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던 Fed는 애를 태웠다.  
 
 올들어 물가가 목표치(2%대)에 이르고 올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전분기대비 3.5%(연율 기준)를 기록하며 필립스 곡선을 둘러싼 Fed의 고민은 끝난 눈치다. Fed는 18~19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태세다.  
 
이제 Fed의 시선이 머무는 대상은 수익률 곡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다. 미 국채 장단기물의 금리 역전 현상이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도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가 세계금융위기 이후 가장 작은 폭까지 줄어들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이내 격차가 다시 벌어지며 논란은 주춤해졌다.  
 
 잠잠해졌던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3일(현지시간) 미국 3년 만기 국채(2.8274%)와 5년 만기 국채(2.8175%)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되면서다. 
 
 4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는 0.12%포인트까지 줄어들며 2006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긴장한 금융시장은 발작을 일으켰다. 충격은 채권 시장을 넘어 증권 시장으로 번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3%대 동반 급락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린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금리 역전 현상은 경제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장이 이처럼 두려움에 떠는 건 그동안의 학습 효과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이자 사전 경고로 여겨진다. 195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9번 중 1966년을 제외한 8번의 경우에 경기 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세 차례의 사례로 살펴보면 경기 침체 12~18개월 전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장단기 금리 추이. 자료: 국제금융센터

미국 장단기 금리 추이. 자료: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과거 10년과 5년 국채 금리 수익률 역전이 먼저 나타나고 10년과 3년물 금리가 뒤집힌 뒤 10년과 3개월물 금리까지 역전된 1년 뒤에 경기 침체가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장기채 금리는 단기채보다 높다. 투자자들이 자신의 돈을 오래 묶어두고 싶지 않아 하는 만큼 만기가 길면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수익률 곡선이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단기 경기 전망이 나빠지면 단기물 금리는 가파르게 오른다(채권값 하락). 반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장기물 국채 수요는 늘어난다. 채권값이 오른다는 의미다. 장기채의 금리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가시화하면서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클리블랜드 Fed가 미 국채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 차를 분석해 발표한 1년 후 경기침체 확률은 올 2월 11.1%에서 지난달 20.3%로 상승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이번에도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수정 구슬’ 역할을 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존 윌리엄스 뉴욕 Fed 총재는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금융시장에 대한 점괘를 본다는 차원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은 분명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달라진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에 나타난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나 금리 격차 축소는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뉴노멀’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물가와 금리 수준이 과거보다 크게 낮은 데다 Fed의 정책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단기 금리 상승 압력이 존재하는 탓에 장기와 단기 금리 격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발행 증가도 단기 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도 지난 7월 “역사적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은 경기 둔화의 훌륭한 전조 역할을 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며 전통적인 지표가 모두 왜곡된 만큼 상황은 다르다”고 밝혔다.
 
 수익률 역전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당장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몰려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과거 '2년물 수익률-10년물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10번 중 3번은 이후 2년 동안 경기침체가 뒤따르지 않았다. 수익률 역전이 나타난 뒤 경기가 둔화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늑대 탈을 쓴 양’인 만큼 지나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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