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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도 나온 김정은 답방설···"미묘한 상황" 靑의 속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연 연내에 방한할 것인가. 최근 국내 언론 두 곳이 “정부, 12~14일 답방 타진”, “청와대, 18~20일 답방 타진”과 같은 보도를 잇달아 내놨다.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부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연말 답방설 근거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들 전언이 1차 소스다. 다른 정황증거들도 있다. 서울의 ‘명소’라 할 만한 몇몇 곳의 예약이 잘 안 된다는 얘기가 번지면서다. 
 
◦ “정부 측 인사가 13, 14일에 남산 서울타워의 예약을 받지 말아 달라고 했다.”
◦ “18~20일 광진구 워커힐 호텔 스위트룸 예약이 불가능하다.”
 
남산 서울타워는 ‘서울의 발전상’을 보여주기 좋은 장소라서, 워커힐 호텔은 지난 2월 평창 올림픽 때 김여정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이 머물렀던 장소라서 거론됐다는 설명도 붙었다.
 
지난 2월 평창올림필때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오찬을 마친 뒤 숙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평창올림필때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오찬을 마친 뒤 숙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서울타워 측은 “14일은 단체 손님이 있어 예약이 끝났다. 누구인지는 개인 정보 보호법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커힐 호텔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스위트룸 예약이 불가능하다거나 호텔 방을 비우고 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2월 김여정 일행이 방한했을 때도 사전에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고 말했다.
 
외빈 방문시 접견 무대로 쓸 수 있는 청와대 상춘재가 최근 내부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도 김정은 답방설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청와대 반응은
 
각각의 보도 다음날 청와대는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남북 모두 김정은 서울 답방에 대한 이행 의지가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 중이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 없다.”(김의겸 대변인, 11월 30일)
 
“18~20일 답방 제안은 사실이 아니다. 시기는 연내든 연초든 열려있고 북측의 결단이 중요하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12월 5일)
 
◇북한 사정은
 
17일은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기일이다. 21일부터는 북한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 계획을 세우는 총화 기간이라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 그래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18~20일을 비워놨다는 거 봐서 그때 오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반면, 국가정보원은 5일 국회에서 “17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진 날인데 바로 다음날 방한할 가능성은 적은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속내는
 
청와대 관계자는 “굉장히 미묘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다음은 내부 기류를 전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조율하는데 일정이 안 맞을 수도, 의견 차이도 있을 수 있다. 연내에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할 수 있는 준비는 해야 한다. 그러나 날짜 등이 확정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보안을 엄청 당부할 거다. 청와대 내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이들은 언론 접촉을 않는다. 남북 합의 후에야 날짜나 장소, 프로그램 등을 공개할 수 있다.”
 
청와대는 경내에서 외빈을 맞을 때 주로 활용해온 전통 한옥 건물 상춘재를 보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올 초부터 계획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기업인들을 상춘재에 초청해 건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는 경내에서 외빈을 맞을 때 주로 활용해온 전통 한옥 건물 상춘재를 보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올 초부터 계획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기업인들을 상춘재에 초청해 건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고민은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내 한국 답방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본게임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늦춰지면서 연내 답방의 의미가 애매해졌다. 서울에서 종전선언을 할 수도, 비핵화 추가 조치를 내놓기도 힘들다. 방한시 보수진영의 대규모 반발 시위도 신경쓰인다. 북한이 용납할 수 없는‘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결론은
 
정부가 물밑에서 꾸준히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다. 그러나 아직 북한의 공식 통보는 없다는게 청와대 주변의 정설이다. 다만 북한 체제의 특성상 통보가 온다면 아주 전격적인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권호·위문희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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