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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가 길 연지 16년, 제주에 첫 '투자병원' 문 연다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18.12.5   ji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18.12.5 ji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제주도 서귀포에 국내 첫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이 문을 연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녹지그룹이 신청한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조건부로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한다. 진료과도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4개과로 한정한다.
 
 
원지사는 이날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고려해 도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외국인만을 진료하기 때문에 내국인 환자의 의료비 폭등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대로 비영리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찾았으나 불가능했다. 국가와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불가피하게 차선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투자개방형병원은 비영리병원과 달리 외부 투자를 받고 진료 수익이 생기면 배당할 수 있는 주식회사형 병원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2002년 동북아 의료허브를 구상하며 투자개방형 병원을 허용한지 16년 만에 영리병원이 생겼다. 정부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외국인 투자비율이 출자 총액의 50% 이상, 자본금 500만 달러(50억원)이상인 외국계 투자병원의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녹지병원처럼 외국인 환자만 진료 가능하도록 조건을 달지 않으면, 내ㆍ외국인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은 안 된다. 반면 국내 대형병원은 모두 비영리기관이다. 학교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소속이다. 병원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병원 밖으로는 가져 갈 수 없고 외부 투자도 받지 못한다.  
 
제주도는 “보건복지부가 이미 녹지병원의 사업계획을 승인한 마당에 개원을 허가하지 않으면 국제 신인도가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어 불가피하게 개원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월 공론화위원회가 ‘불허’를 권고했고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를 뒤집고 허가함으로써 뜨거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녹지병원은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2만8613㎡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문 연다. 녹지병원은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계획서 승인을 받았고 이듬해 4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해 7월 준공했다. 134명의 인력을 채용해 개원 준비를 마쳤으나 제주도의 개설 허가 승인이 미뤄지면서 매달 8억5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해왔다. 이번에 개설이 불허되면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은 물론 투자자 국가분쟁(ISD) 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우려가 컸다.  
 
 제주에 처음으로 문 여는 국내 첫 투자개방형병원인 녹지병원. 최충일 기자

제주에 처음으로 문 여는 국내 첫 투자개방형병원인 녹지병원. 최충일 기자

 
녹지국제병원은 성형외과ㆍ피부과 전문병원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향후에 내국인 환자를 받더라도 건보가 안 되기 때문에 내국인 환자가 굳이 갈 이유가 없다. 제주도는 “국내 의료 체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정부가 못 푸는 규제를 지방정부가 해냈다. 경제자유구역 등에도 투자개방형병원을 다시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제주도가 개설허가권자로 결정한 사항으로 안다. 앞으로 책임성을 가지고 운영해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허가하자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원 지사를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은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영리병원을 추진하겠다는 원희룡 도지사는 죗값을 어찌 감당하려고 하는가”라며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은 “공론조사 결과를 거부하고 제주 영리병원 강행하려는 제주도정의 폭거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영리병원 개원 절대 허용 못해"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의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발표가 예정된 5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영리병원 개원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5   ji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영리병원 개원 절대 허용 못해"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의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발표가 예정된 5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영리병원 개원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5 ji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의사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내 의료체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영리병원이 국내에 개설된 것은 생명은 돈으로 따질 수 없다는 헌법적 가치를 무시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외국인 환자만 본다는 조건부 허용을 했지만, 향후 내국인 진료 허용을 하게 되면 의료체계의 왜곡을 유발하고 국내 타 의료기관과의 차별적인 대우로 인한 역차별 문제 등 많은 부작용이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제주=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최충일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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