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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개특위 빈손인데 … 조국이 사법개혁 상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등을 심의하기 위한 국회 사개특위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가 4일 오신환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등을 심의하기 위한 국회 사개특위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가 4일 오신환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뉴스1]

“조국 수석이 사퇴하면 사법개혁은 물 건너간다.” vs “민정수석이 사법개혁의 상징이라는 게 정상인가.”
 
최근 잇따르는 청와대 기강 해이 사건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4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렇게 상반된 주장이 제기됐다. 설훈 최고위원과 안민석 의원 등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수석은 사법개혁의 상징”이라며 민정수석 책임론을 반박하고 그를 엄호했다. 반면에 당 일각에서는 사정 업무와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이 ‘개혁의 상징’으로 보호받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주류는 ‘조국 감싸기’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민정수석이 너무 튄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비슷한 상황은 올 상반기에도 있었다. 조 수석이 헌법 개정안을 발표(3월 19~21일)할 때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6월 21일)할 때였다. 법무부 장관이 아닌 민정수석이 할 일인지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사정 업무의 중추로서 외부 접촉이나 발언을 삼갔던 과거 민정수석과는 다른 행보여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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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엔 경제·노동·외교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해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조 수석은 “국민의 뜻을 살피는 것 또한 민정수석의 업무”라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해명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개국공신이 갖는 책임감 등이 작용해 이런저런 발언을 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도 “민정수석의 말은 외부에는 곧 대통령의 생각으로 인식되는데 그런 일이 너무 자주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최근 SNS에 법원행정처 폐지, 특별재판부 신설 등에 동조하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부 현직 판사들이 “사법부 독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겁박하지 말라” 등의 표현으로 반발했다.
 
이처럼 조 수석의 업무 범위와 책임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하며 대립하고 있다. 여권은 ‘정권 흔들기’라고 야당을 비판하고, 야당은 청와대 기강 와해와 인사검증 실패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사퇴론을 펴고 있다. 청와대 특감반의 비위 의혹에 대한 야당의 경질론에 대해서도 민주당에선 “야당의 정치 공세”(이해찬 대표)라고 차단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의 개혁 트리오 장하성 전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 세 사람 중 장 전 실장에 이어 조 수석까지 물러나면 문재인 정부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주변에선 “조 수석의 이중적 역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의원은 “조 수석이 SNS 등을 통해 건건이 의견을 내다 보면 ‘왕수석’ ‘실세 수석’ 같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참에 대통령이 나서서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개혁의 상징이라는 ‘결벽증’을 갖고 민정수석 업무를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법개혁 등 공식 업무는 당정의 시스템에 맡기고, 공직 기강과 인사 검증 등 청와대 민정수석 본연의 눈에 띄지 않는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활동 기간이 열흘 남짓 남았지만 현재까지 빈손인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게 한다. 이날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소위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국회 사개특위 소속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은 “사법부와 국회엔 대통령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게 삼권분립의 대원칙이다. 청와대 참모가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놓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정말 잘못됐다. 조 수석이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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