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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막판 협상…"선거제 볼모"vs"짬짜미 안돼" 곳곳 암초

헌법이 규정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 기한(회계연도 시작 전 30일·지난 2일)을 넘긴 지 이틀째인 4일에도 여야는 예산안 처리에 대한 결론을 짓지 못하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야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당 간사와 3당 원내대표가 모두 동원돼 예산안 관련 쟁점 안건을 협의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앞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자유한국당 장제원,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등 여야 교섭단체 예결위 간사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국회 예결위 회의장 내 별도의 공간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사흘째 감액심사를 벌였다. 이른바 ‘소소위’다. 지난달 30일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보류한 총 246건에 이르는 사업이 대상이었다.
 
익명을 원한 예결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여야 3당 간사는 ▶남북협력기금 ▶일자리 ▶공무원 증원 ▶정부 특수활동비 관련 예산과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세수 결손 4조원분에 대한 대책 등 5개 사안을 3당 원내대표 간 협상에 넘기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포함된 사업은 총 34건으로, 현재 예결위 간사 간 소소위는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3당 원내대표 간 담판으로 결정될 5개 사안도 여야 셈법이 간단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1조977억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 예산안은 야당에서 대폭 삭감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보수 정권에서도 매년 편성하던 규모고,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필요성이 큰 예산”이라며 양보할 뜻이 없음을 밝힌 상황이다. 
 
역시 야당에서 삭감을 주장하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무총리실, 관세청에 대한 특수활동비도 여당에서 “이미 정부에서 지난해 대비 대략 20% 정도 줄여서 제출해 더는 여력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일자리와 공무원 증원 문제도 야당에서 “공공 부문 단기 일자리 창출로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감액심사 뒤에 이어질 증액심사에서도 아동수당 관련 예산 증액 규모에 여야가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 연좌농성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참석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 연좌농성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참석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선거제도 개편 이슈도 예산안 처리에 변수가 되고 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즉각 도입,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담판 회동 등을 요구하며 공동 결의 대회를 열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 (연계 처리는) 국민의 뜻으로 협치의 길을 이루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민주당이) 한국당과 짬짜미로 예산안을 처리하고 선거제 개혁을 무산시킨다면, 두 거대 정당은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예산안 처리만큼 선거제 개혁도 시급한 만큼 두 가지를 함께 처리해야 우리의 문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고 처리하면 된다”며 “예산안을 볼모로 해서 선거법을 관철하는 것에 대해 어느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예산안과 선거제를 연계하자는 것은 선거제 개편을 졸속으로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건은 한국당의 태도다. 야 3당이 선거제 개편 약속을 고리로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아도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 의석수(129석+112석=241석)를 합치면 본회의 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막판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당의 예산 폭정을 막겠다”며 강경한 모습이지만, 늦어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야의 예산안 관련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경우 6일 법안 처리를 위해 개의될 본회의에서 예산안 수정안도 함께 상정돼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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