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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신고했어?’ 피해자 불태워 죽인 성폭행범

지난 1월 인도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8세 무슬림 소녀 성폭행·살해 사건과 관련해 범인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대학생. [EPA=연합뉴스]

지난 1월 인도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8세 무슬림 소녀 성폭행·살해 사건과 관련해 범인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대학생. [EPA=연합뉴스]

성폭행 범죄에 대해 무감각하기로 악명 높은 인도에서 성폭행 사실을 신고한 데 불만을 품은 가해자들이 피해자 몸에 불을 붙여 죽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측의 신고를 재차 무시한 경찰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주 시타푸르에 사는 20세 여성 A는 최근 집 근처 밭에서 일하다 동네 20대 형제에게 끌려갔다.
 
이 남성들은 A를 성폭행하려 했으나 A는 필사적으로 거부해 도망쳤고, 다음날 아버지와 함께 경찰서에 가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의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고 무시했다. 이틀 후 아버지가 혼자 경찰에 가 철저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했으나 경찰은 또다시 무시했다.
 
그다음 날 가해자들은 밭에서 일하고 있는 A를 찾아내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 그는 몸 40%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인도 현지 언론인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A는 끝내 사망했다.
 
이 같은 사건이 알려지자 인도 국민은 분노했고 경찰은 수습에 나섰다. 성폭행 신고를 무시한 경찰 3명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인도에서 성폭행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고, 경찰에 신고해도 수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지난 2012년 성폭행범에게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법을 입법했으나 이후로도 성폭행은 줄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에도 동네 주민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16세 소녀가 성폭행 사실을 신고했다가 가해자들에 의해 불에 타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의 안이한 대처도 여전하다. 인도 경찰은 2012년~2016년 사이 접수된 성폭행 사건의 3분의 1가량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인도에서 성폭행은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발생 빈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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