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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형 8년 도피 도와준 최규성, 끝내 검찰 앞에 섰다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최규성(68)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최 전 사장은 태양광 관련 업체 대표를 지내다가 7조5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해 논란을 빚었다. 이번 소환은 지난달 27일 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사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전주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수뢰 혐의로 검찰에 쫓기던 친형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을 8년 2개월간 숨겨 주고 다수의 제3자를 시켜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교사)다. 최 전 교육감은 2008년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사업을 도와주고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지난달 23일 구속기소됐다.  
 
이날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출석한 최 전 사장은 검사에게 농어촌공사 사장 명함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최 전 사장이 최 전 교육감의 장기간 도피 생활을 설계한 '몸통'으로 보고 수사해 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전남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그의 집무실과 서울·김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최 전 사장의 휴대전화도 압수해 분석 중이다.  
 
최 전 사장은 도피 기간 최 전 교육감과 계속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만성 질환이 있는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 '자진 출두' 약속 후 사라진 2010년 9월 12일 이후에도 동생 명의로 꾸준히 병원 진료를 받고 약 처방도 받았다.  
 
8년간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힌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지난달 9일 전주지검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8년간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힌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지난달 9일 전주지검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전 사장은 범인도피교사죄 외에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등 다수의 혐의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김제·완주) 출신인 최 전 사장은 앞서 형 잠적에 대해 "가족들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형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동생까지 비난하는 건 연좌제(범죄자의 친족에게도 형사 책임을 지우는 제도)"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 전 교육감이 지난달 6일 인천 한 죽집에서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검찰에 붙잡히자 입을 닫았다. 최 전 교육감도 구속 직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 도피에 깊숙이 개입한 조력자 10명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마쳤다. 이들은 최 전 교육감이 병원 외에 골프장·테니스장·댄스교습소 등 문화시설을 다닐 때 사용한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 등의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겐 각각 국민건강보험법·주민등록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조력자 상당수는 최 전 교육감이 도피자 신분임을 알고도 명의를 빌려줘 범인도피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부는 최 전 사장에게 직접 부탁을 받고 도피를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최 전 사장 형제와 직·간접적인 친분이 있고, 전북과 인천 등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검찰은 피의자로 입건된 10명보다 훨씬 많은 인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최 전 교육감이 다닌 병원 의사와 간호사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도피 조력자 중에는 일반인이 알 만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간 억측이 난무했던 최 전 교육감의 '8년 도피 미스터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앞서 최 전 교육감은 2010년 잠적 당시 고령인 데다 만성 질환도 앓아 '나 홀로 도주'는 어렵다는 관측이 높았다. 하지만 잠적 기간이 길어지자 전북 지역에선 사망설·밀항설·권력비호설 등 소문이 무성했다.  
 
정작 검찰이 검거하고 보니 최 전 교육감은 해외가 아닌 국내 대도시(서울·인천) 한복판에서 제3자 명의의 휴대전화와 카드를 쓰며 여유로운 도피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가명을 썼던 그는 수억원대 차명 아파트(24평)에 살며 테니스·골프·춤도 즐겼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조직적 비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최 전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도피 조력자 10명과 함께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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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