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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폭행 피해자에 "자격없다" 폭언한 경찰 조직원들

경찰 로고. [뉴스1]

경찰 로고. [뉴스1]

동료 경찰관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20대 남성 경찰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해자가 구속기소됐음에도 성폭행 피해자는 경찰 내에서 '2차 피해'에 시달리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은정)는 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이모(27) 경장을 준강간치상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경장은 지난 10월 14일 피해자인 동료 여성 경찰관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경장은 함께 술을 마시던 A씨가 술에 만취하자 피해자의 집으로 가 성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일 오후 성폭력 상담센터를 찾았고, 도움을 받아 그 다음날 이 경장을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집에는 이 경장 외에도 함께 술을 마시던 다른 경찰 일행이 같이 들어갔지만, 이 경장과 피해 여성만 남겨둔 채 일찍 집을 나온 걸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와 피해 여성의 일관된 진술 등을 종합해 이 경장에게 준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이 경장에게는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지난달 16일 구속이 결정됐다.

 
이 경장은 조사 과정에서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진술하는 등 죄를 상당 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 경장이 형사고소를 당한 이후 직위해제 조치를 취했고, 징계 여부는 1심 결과에 따라 직권면직이나 최대 파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장이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도 A씨는 경찰 조직원들에 의해 심각한 수준의 2차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내부에서 A씨가 합의금으로 4000만원을 요구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았고, 피해사실을 들은 한 동료 경찰이 “동네 걸X 같이 군다” “XX 같은…경찰 자격이 없으니 그만둬라”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A씨는 최근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에는 2차 가해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진정서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A씨로부터 받은 진정서에는 복수의 동료 경찰관이 A씨에게 “행실을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냐”고 추궁하거나 “소문이 많이 났으니 휴직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는 내용 등이 기재됐다. 진정서를 토대로 한 경찰 감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A씨가 가해자인 이 경장을 강력히 처벌해달라며 검찰에 접수한 탄원서에도 2차 피해에 대한 내용이 적시됐다. A씨는 탄원서를 통해 “사건 발생 이후 저는 출근도 하지 못하고 숨어 지냈지만 피의자는 여러 직원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위로를 받았다”며 “피의자가 거짓 소문을 퍼뜨려 고통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사라·정진호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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