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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마다 수조원 사업... 세금낭비 논란 '예비타당성 조사'면제

경북도는 포항에서 강원도 동해까지 철도를 복선화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 구간에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단선철도가 건설 중이다. 복선철도 건설에는 4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경북도는 이 사업을 지난 11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발전위)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으로 신청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상적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서는 추진이 불가능한 사업"이라며 "동해 쪽은 인구가 적고, 산이 많아 건설비가 많이 들게 돼 당장은 경제성이 없다”고 말했다. 
 
동해중부선 포항~영덕 철로에 건설된 영덕역. [중앙포토]

동해중부선 포항~영덕 철로에 건설된 영덕역. [중앙포토]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예타 조사 면제를 놓고 세금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는 지난 11월 12일까지 균형발전위에 총 33개 사업을 예타 면제 대상으로 신청했다. 대부분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약 60조억원에 달한다. 
예타 조사 면제 정책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광역경제권 30대 선도 프로젝트를 선정한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는 호남선 KTX무안공항 우회건설(사업비 1조원)도 이 당시 결정됐다.  
 
균형발전위 관계자는 “예타 조사 면제는 지역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사업을 우선 고려해 올해 연말까지 최종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균형발전위는 "선정 사업은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2018〜2022)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송하진 전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송하진 전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지만 신청 사업의 면면을 보면 기준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사업이 상당수다. 주로 경제성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사업비 9700억원)의 경우 사전 타당성 용역비부터 삭감됐다. 전북도가 내년도 예산에 용역비 25억원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경제성이 낮다며 제외했다. 임상규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새만금 공항은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한 김제공항의 연장선에 있고, 당시 수요조사 등을 통해 타당성을 인정받아 군산공항 인접 지역에 건설하기로 로 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가 신청한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선은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보류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용지역에서 동구 신서혁신도시까지 13㎞(정거장 9곳)를 새롭게 연결하자는 것인데, 사업비만 6000억원 이상 든다. 경기도가 신청한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사업은 지난해 사업재검토에 들어갔다.    

 
경남이 요청한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사업도 마찬가지다. 거제에서 경북 김천까지 총 191㎞에 달하는 KTX를 2025년까지 건설하는 것으로, 총 5조 3000억원이 필요하다.   
 
충북이 신청한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은 2014년부터 추진됐지만 정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 사업에는 1조8153억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인천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사업(5조9038억원)을 신청했다.    
 
예타 면제 사업이 정치적 입김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시가 신청한 KTX세종역 설치는 지역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사업이다. 충남·북은 “세종역이 설치되면 인근 오송역과 공주역 기능이 약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부산 제2신항은 명칭문제로 부산시와 경남도가 법정 다툼을 하기도 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세금 낭비를 막자는 차원에서 1999년 도입됐다.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이 대상이다. 기재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가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경제성 수치 가(B/C)가 1을 넘어야 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지역균형발전, 남북교류협력 등에 필요한 사업은 예타를 거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이 예타 조사를 면제받았다. 
 
전문가들은 예타 조사 면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최진혁 교수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도 예산 낭비로 결론 나는 사업이 수두룩한데 예타 조사 면제까지 해주는 것은 정부의 선심성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예타 사업은 물론 예타 면제 사업 추진과정 실명제를 통해 예산 낭비 요소가 있으면 관련 공직자, 정치인의 명단을 공개하고 책임을 묻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대구·부산·전주·청주=김방현·김윤호·황선윤·김준희·최종권·최은경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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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