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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인력 부족, 가이드라인 없어”…학부모 두 번 울리는 교육부‧교육청

5살 아들 둔 도유진(35‧경기 하남시)씨는 최근 아이가 재원 중인 유치원이 내년에 폐원을 예고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내년 2월 28일 이후에는 아이를 보낼 유치원이 마땅치 않아서다. 아이가 ‘유치원 난민’이 될까 우려한 도씨는 폐원을 막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폐원 유치원부터 우선 감사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떠올린 후 경기도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교육청이 감사를 실시하면 유치원도 폐원하지 않을 거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인력이 없어서 감사를 나갈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도씨는 “폐원을 예고한 유치원부터 감사를 실시해 폐원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감당하지도 못할 일을 벌여놓고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중대부속유치원에서 6일 오후 유치원생들이 음악 수업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중대부속유치원에서 6일 오후 유치원생들이 음악 수업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정부와 사립유치원 갈등에 폐원 의사를 밝히는 유치원 증가하는 가운데, 부실한 정부 대책에 분노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정부에서 사립유치원 폐원에 대비해 내놓은 대책이나 공공성 강화 방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다. 
 
예컨대 정부에서는“폐원을 예고한 유치원에 대해 먼저 특정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민원을 제기하면 ‘폐원신청서가 아직 안 들어왔다’‘인력이 없다’고 둘러댄다”고 전했다. 6살 아들을 둔 박모(38‧서울 도봉구)씨는 “폐원신청서가 내년 2월 28일에 접수되면 그 이후에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뜻이냐”며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의 비리에 한 번 울고, 정부의 무책임한 대처에 두 번 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감사 우선순위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원아 모집을 안 하거나 폐원을 밝힌 유치원을 대상으로 12월 중에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정부가 사립유치원 폐원의 대안으로 내놓은 정책이 현장에서 소용없다고 말한다. [중앙포토]

학부모들은 정부가 사립유치원 폐원의 대안으로 내놓은 정책이 현장에서 소용없다고 말한다. [중앙포토]

교육부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 ‘부모 협동형 유치원’ 설립에 대한 지원도 미비하다. 부모 협동형 유치원은 개인‧법인이 아닌 학부모가 직접 유치원 설립과 운영 전반에 참여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다. 당초 부모 협동형 유치원은 설립 자체가 불가능했었다. 유치원을 설립하려면 시설과 토지를 소유하는 게 의무사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지난 10월 30일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을 개정하면서 물꼬가 열렸다. 부모와 교사가 협동조합을 설립할 경우 정부․공공기관 등의 시설을 임대하는 방식이 허용되면서다.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이 문을 닫아도 교사와 아이들이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 협동형 유치원을 선호한다. 하지만 정부에서 부모 협동형 유치원에 대한 세부 설립규정이나 운영 매뉴얼 등을 마련하지 않아 내년 2월까지 설립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5살짜리 아들이 재원 중인 유치원이 폐원을 앞둔 이주영(40‧서울 도봉구)씨는 “구청에 임대할 시설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시설이 없다’고 하고, 교육부는 시설을 연결해 주는 곳이 아니라며 ‘알아서 하라’더라. 교육청에서는 ‘선례가 없다.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학부모가 하나부터 열까지 알아서 해야 하면 정부가 왜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폐원 시 인근 국공립유치원에서 원아를 수용하겠다는 정부 계획도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다. 현재 도봉구에서만 유치원 3곳이 폐원을 앞두고 있지만, 정부에선 학부모들에게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씨는 “인근에 있는 국공립유치원에 문의하니 ‘재원 중인 아이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폐원유치원 아이들을 수용할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 부모 협동형 유치원도 설립이 불투명하고, 국공립유치원에서도 원아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은 내년 3월에 어디로 가야 하는 거냐”고 답답해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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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