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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사후약방문만 늘어놓는 과기부

하선영 산업팀 기자

하선영 산업팀 기자

지난달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의 책임과 재발 방지책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무 부처인 과기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고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사후약방문식 방안만 연거푸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과기부는 오는 19일까지 통신사업자들의 통신시설 관리 실태에 대한 특별 점검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불이 난 아현지사처럼 KT 등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운영하는 통신국사,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그 대상이다. 과기부는 “KT 화재사고를 계기로 이달 말까지 통신재난 방지 및 수습대책을 수립하기 위함”이라며 “이는 방송통신발전법에 따라 과기부가 통신사업자들을 지도·점검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기부가 언급한 방송통신발전법에 따르면 과기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애당초 이런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통신사업자들이 통신재난 관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지도·점검을 해야 했다. 주무 부처들이 진작에 제대로 된 실태 관리를 하고 있었다면 이번처럼 단순 화재가 대규모 피해로 연결되진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사고 책임을 지기보다는 업체들에 으름장을 놓으며 존재감만 드러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중앙포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중앙포토]

KT 화재 발생 다음 날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정부가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챙겨 나가겠다”며 하나 마나 한 얘기만 했다. 그리곤 “통신 3사의 사업자 간 우회로를 사전에 확보하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신사에 주문했다. 정부가 관심은 가지겠지만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은 KT 등 통신사들의 몫이란 뜻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건만 과기부가 내놓는 대책들은 뒷북치기에 불과했다. 정부는 불이 난 아현지사는 왜 애당초 D등급이었는지, 이 과정에서 정부가 간과한 것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과기부 자체의 점검이 선행됐어야 했다. 그런데 지난 일주일간 유 장관은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동 후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특별 점검 방안을 내놓은 게 고작이었다.
 
지난 1일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과기부와 유 장관이 가장 공들여온 정책이다. 5G 상용화만큼이나 국가 주요 통신시설 점검과 관리는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ICT(정보통신기술) 주무 부처가 화재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부터 파악한 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싶다.
 
하선영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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