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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산당국은 쪽지예산 막는 마지막 보루여야

국회가 예산안 법정시한을 올해도 지키지 못했다. 법 만드는 국회가 예산안의 법정시한을 엄격히 정한 헌법과 법률을 가벼이 여기는 악습은 되풀이됐다. 예산안 법정시한이 지나면 정부 예산안을 자동 부의하는 국회선진화법이 처음 적용된 2014년을 제외하고 국회는 그 이후 줄곧 헌법과 법률 위반을 이어오고 있다. 헌법과 법률이 예산안 처리시한을 정한 것은 누구의 명예를 위한 게 아니다. 12월 2일까지 예산안이 통과돼야 재정당국이 각 부처에 예산 배정을 할 수 있고, 새해 나라 살림을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다.
 
국회의 예산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 예산안의 국회 제출 시기가 9월 초로 한 달 당겨진 게 벌써 몇 년 전이다. 하지만 예산안을 심사할 예결위 심사 기간은 9월 국정감사 때문에 조금도 늘어나지 않았다. 국회의 예산 심사를 늘리기 위해 국정감사 기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 매년 급하게 예결위를 열고 예산을 졸속으로 심사하는 관행 탓에 추경 편성이 정례화된 건 아닌지 국회는 반성해야 한다. 올해는 대충 심사하고 부족하면 내년에 추경으로 보완하는 게 아예 연례행사가 됐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9.7%나 늘어나 470조원이 넘는 수퍼 예산이다. 23조원이 넘는 일자리 예산 등 어느 때보다 국회의 꼼꼼한 심사가 필요했지만 올해도 예결위는 시간 부족으로 충분히 가동되지 못한 채 쟁점 예산을 소소위라는 비공식 회의체에 넘겼다. 소소위는 예결위 같은 국회의 공식 기구가 아니다. 속기록도 없고 회의 내용이 언론에 제대로 공개되지도 않는다. 밀실에서 ‘졸속 심사’ ‘깜깜이 심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야 정당 간에 서로 지역구 예산을 주고받는 ‘쪽지예산’ ‘카톡예산’이 극성을 부릴 것 같아 벌써 걱정이다.
 
예산 밀실거래를 막기 위해 국회는 소소위에서 결정한 내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중요한 단계별로 정부 예산안에서 무엇이 달라졌고 추가됐는지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정부도 예산안 통과 후 달랑 몇 쪽짜리 보도자료만 낼 게 아니다.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감액·증액된 주요 사업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국회의 힘이 세지면서 국회에서 달라지는 예산사업이 크게 늘었다. 포퓰리즘 예산이 없는지 점검하고 판단해야 할 최후의 보루가 재정당국이다. 예산 증액을 위해선 기획재정부 장관의 동의가 있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다. 떠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예산당국은 나라의 곳간지기라는 본연의 역할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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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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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