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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한 보수 시위 때 최고존엄 훼손 큰 부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 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들의 생활상 요구를 충족시키고, 그 질을 세계적 수준에 올려세우기 위해 계속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 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들의 생활상 요구를 충족시키고, 그 질을 세계적 수준에 올려세우기 위해 계속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은 열려 있다.”(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미 정상이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내면서 김 위원장의 선택이 남북 관계, 북·미 관계의 방향타가 됐다.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의 약속대로 답방한 뒤 이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모멘텀이 만들어질지 여부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김 위원장 본인이 9월 약속했던 답방을 하지 않는다면 4·27 판문점 선언이나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라는 주장을 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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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미 답방을 놓고 깊은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답방할 경우 북한의 최대 숙제는 ‘방한 보따리’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공동보도문을 통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엔 이보다 더 진도가 나간 비핵화 메시지를 가져와야 한다. 한국을 상대로 한다면 남북 경협 등을 의제로 삼고 넘어갈 수 있지만, 지금은 미국이 쳐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답방을 통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지는 북·미 정상회담까지 진행하려면 과거보다는 진전된 비핵화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답방을 결심할지 의문”이라면서도 “미국으로부터 관계 정상화나 제재 해제 등 상응조치에 대한 확실한 답을 들을 경우 비핵화 관련 메시지를 들고 한국에 온 뒤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하는 그림을 그리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고민은 ‘최고 존엄’의 신변 안전에도 있다. 북한 체제에선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정치적 결사옹위는 물론 물리적 보위가 가장 중요하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약속과 관련, “측근들은 대거 만류했지만 김 위원장이 결심한 사안”이라고 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태극기 부대가 시위해도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최고 존엄은 신적인 존재나 다름없다. 그런 만큼 자신들이 ‘영상’이라고 표현하는 김 위원장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볼 경우 핵심 참모들은 답방을 끝까지 결사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답방의 성과 못지않게 이미지 훼손과 신변안전 보장이 답방을 결심하는 관건”이라며 “북한은 답방 약속 이행이냐, 이미지 훼손 가능성까지 무릅쓰느냐를 놓고 고심할 것”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이 답방을 결심하는 데 숨은 장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포함됐다는 관측도 있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의 내년 기상도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내년 2월 이후 미국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면 트럼프 정부가 대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를 면밀히 따지고 있을 것”이라며 “최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도 예의주시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 입장에선 답방해서 비핵화 의지를 밝혔는데 한국·미국 정부가 국내 문제로 흔들리며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할 경우 이른바 ‘수령의 무오류성’에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과거 북한에선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섰다가 상황이 악화되면 그 책임을 대남 협상파에게 돌렸다. 이명박 정부의 등장 이후 최승철 등 북한 내 대표적인 협상 일꾼들이 줄줄이 숙청된 게 그 사례다. 하지만 이번엔 김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대화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게 북한 입장에선 부담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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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