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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이 말하는 우주의 역사...100억년 전 가장 많은 별 태어나

광활한 우주를 거쳐 지구로 쏟아지는 별빛의 총합은 얼마나 될까. 역사상 처음으로 천문학자들이 이를 측정해내는 데 성공했다. 137억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이후, 지금도 지구로 향하고 있는 빛 에너지의 양을 알아낸 셈이다.
 
미국 클렌슨대 마르코 아옐로 박사 연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광자의 총합이 4X10의 84제곱개이며 빅뱅 이후 가장 많은 별이 태어난 시기가 약 100억년 전인 것을 규명해냈다. [중앙포토]

미국 클렌슨대 마르코 아옐로 박사 연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광자의 총합이 4X10의 84제곱개이며 빅뱅 이후 가장 많은 별이 태어난 시기가 약 100억년 전인 것을 규명해냈다. [중앙포토]

미국 클렘슨대 마르코 아옐로(Marco Ajello) 물리 및 천문학과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우주의 별 형성 역사에 대한 감마선 측정(A gamma-ray determination of the Universe’s star-formation history)’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우주의 역사를 유추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게 국내외 연구진들의 평가다.

 
“가장 많은 별 태어난 시기는 100억년 전”...감마선이 말하는 우주의 역사
 
연구진이 말하는 별빛의 정체는 바로 ‘광자(光子ㆍphoton)’ 즉 빛의 입자다. 입자 중에서도 파장이 매우 짧고 고에너지를 가진 전자기파 ‘감마선’이다. 투과력이 매우 강해 일상 속 의료용 기기에도 자주 쓰이는 감마선은 방대한 크기의 우주를 횡단해 지구에 도달한다. 2008년 6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 저궤도로 쏘아 올린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FGST)이 약 9년에 걸쳐 이 감마선을 측정해냈다.
 
페르미 감마선 망원경이 지구 저궤도에서 약 9년간 측정해 낸 감마선의 총합. [미항공우주국(NASA)]

페르미 감마선 망원경이 지구 저궤도에서 약 9년간 측정해 낸 감마선의 총합. [미항공우주국(NASA)]

그 결과 광자의 총합은 무려 ‘4X10의 84제곱’개나 되며, 빅뱅 이후 가장 많은 별이 태어난 시기는 약 100억년 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별빛을 측정한 것만으로 어떻게 이런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을까. 정웅섭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우주천문그룹 박사는 “우주 공간에는 수많은 은하와 블레이자(Blazar)들이 뿜어낸 자외선ㆍ가시광ㆍ적외선 등이 모여 ‘외부 은하 배경원(Etragalactic Background LightㆍEBL)을 만든다”며 “감마선은 우주 속 안개처럼 퍼져있는 EBL을 지나며 특정 흔적을 남긴다”고 말했다. 
 
이 흔적을 추적해 빅뱅 이후 약 30억년 후, 즉 지금으로부터 약 100억년 전 별 생성률이 최고가 됐다는 것을 밝혔다는 게 정 박사의 설명이다. 연구를 진행한 마르코 아옐로 박사 역시 “별빛의 총량을 측정한 것은 최초”라며 “이를 통해 별의 진화 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에너지 EBL 통과하며 흔적 남기는 감마선...우주 역사 살피는 증거
연구를 진행한 마르코 아옐로 미국 클렌슨대 물리 및 천문학과 박사. [사진 Clemson University]

연구를 진행한 마르코 아옐로 미국 클렌슨대 물리 및 천문학과 박사. [사진 Clemson University]

 
그렇다면 감마선은 EBL을 통과하며 어떤 흔적을 남기는 걸까. 이상성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EBL 속 저에너지 광자와 고에너지인 감마선이 만나면 감마선이 양전자와 전자를 내놓으며 부서지게 된다”며 “감마선이 EBL와 충돌해 일종의 관찰 가능한 흔적을 남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 도달한 감마선과 EBL의 밀도를 통해 장기적으로 우주와 별 생성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아옐로 박사 역시 “별빛 안개 속을 여행하는 감마선 광자는 흡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얼마나 많은 광자가 흡수되었는지를 측정함으로써 EBL의 두께를 알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차적으로 EBL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후 나아가 우주 진화의 역사를 밝혀내는 과제에 도전할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한 디터 하트만 클렘슨대 물리 및 천문학과 교수는 “별의 형성은 곧 에너지와 물질 등 거대한 우주의 순환과 재활용을 의미하며, 이것이 바로 우주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아옐로 박사는 “우리 우주의 역사 중 첫 10억년은 현재 위성 망원경에 의해 조사되지 않은 흥미로운 시기”라며 “궁극적 목표는 빅뱅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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