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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노마드' 김병현의 끝없는 도전

호주리그 멜버른 에이시스에서 뛰고 있는 김병현. [멜버른 인스타그램]

호주리그 멜버른 에이시스에서 뛰고 있는 김병현. [멜버른 인스타그램]

한국→미국→일본→한국→도미니카공화국→호주.  
 
야구를 향한 열정 하나로 전 세계를 떠도는 '베이스볼 노마드(야구 유랑자)'가 있다.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잠수함 투수, 김병현(39·멜버른)이다.
 
지난달 29일 멜버른과 질롱코리아의 호주 야구리그 정규시즌 경기. 멜버른이 1-3으로 뒤진 6회 초 두 번째 투수로 김병현이 등판했다. 김병현은 첫 타자 권광민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최윤혁·이용욱 두 타자는 연속 삼진. 김병현은 이틀 뒤 열린 질롱코리아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등판해 1이닝 1볼넷·1탈삼진·무실점했다. 2경기에 나서 2이닝 무실점의 호투.
 
KIA 시절 김병현의 투구 모습

KIA 시절 김병현의 투구 모습

김병현이 실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건 약 2년 만이다. 2016년 8월 KIA 소속으로 KT와 2군 경기에 등판한 게 마지막이었다. 현재 김병현의 몸 상태는 KIA 시절보다 더 좋다. 90㎏이 넘었던 체중을 10㎏ 가까이 줄여 MLB 시절과 비슷한 몸을 만들었다. 구속은 시속 130㎞대 중반이지만 김병현 특유의 역동적인 폼과 공격적인 투구는 여전하다.
 
지난 2년간 김병현은 '던질 곳'이 없는 투수였다. 2016 시즌 뒤 KIA 보류 선수명단에서 제외된 뒤 1년은 말 그대로 무적(無籍) 상태였다. 2017년 10월엔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 히간테스 델 시바오와 계약했다. 하지만 연습경기에만 뛰었고, 결국 개막 직전 팀을 나왔다. 이 과정에서 김병현은 '은퇴'란 단어를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호주리그 멜버른에서 뛰고 있는 김병현(왼쪽)과 구대성 질롱코리아 감독. [김병현 인스타그램]

호주리그 멜버른에서 뛰고 있는 김병현(왼쪽)과 구대성 질롱코리아 감독. [김병현 인스타그램]

 
지난 4월 김병현은 전 소속팀인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개막전에 시구자로 초청돼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김병현은 언더핸드가 아닌 오버핸드로 포수에게 공을 던졌다. 김병현은 지난 6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시구를 한 뒤 야구를 하는 꿈을 많이 꿨다"면서 "나도 선동열 감독님처럼 정상에서 물러나고 싶었다. 하지만 은퇴는 나중에 할 수 있지만, 선수는 나중에 할 수 없다"며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1999년 애리조나와 계약한 김병현은 2007년까지 MLB 통산 54승 60패 86세이브를 기록했다. 애리조나와 보스턴에서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2001, 04년)도 경험했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2000만 달러(약 222억원)를 벌어들였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진 않지만, 미국에서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다. 2012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그렇지만 여전히 김병현은 공을 던지고 싶어했다. 그래서 호주까지 건너갔다.
2001년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김병현.

2001년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김병현.

 
호주리그는 KBO리그보다는 수준이 낮다. 전직 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거, 일본 프로야구 유망주 등이 뒤섞여 있다. 한국인 선수들로 구성된 질롱코리아도 그렇다. 올해부터 리그에 참여한 질롱코리아엔 김진우·최준석·장진용·우동균 등 국내 프로팀에서 방출된 선수와 프로에 갈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뛰고 있다. 과거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요리하던 김병현이 뛰기엔 초라한 무대다. 그런데도 김병현은 밝은 표정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최근엔 구대성 질롱코리아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김병현은 질롱코리아 입단 제의도 받았다. 이미 멜버른 입단이 결정된 상황이었지만 질롱코리아 측은 "한국인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존 디블 멜버른 감독과 약속을 했고,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했다. 김병현의 꿈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을 던지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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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