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네덜란드 노병이 찾던 韓전우, 10살 꼬마가 찾아냈다

부산 용문초 5년인 캠벨 에이시아(10)양이 어머니가 사준 전투화와 전투복을 입고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이수정 씨 제공]

부산 용문초 5년인 캠벨 에이시아(10)양이 어머니가 사준 전투화와 전투복을 입고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이수정 씨 제공]

6·25 전쟁에 참전했던 네덜란드 노병이 애타게 찾던 한국 카투사 병사들의 이름을 10살짜리 꼬마가 찾아내 화제다.  
 
부산 용문초 5년인 캠벨 에이시아(10)양은 전국을 수소문한 끝에 6·25 전쟁에서 전사한 한국 카투사 10명의 신원을 최근 밝혀냈다.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회(VOKS)의 부탁으로 신원 찾기에 나선 지 4개월 만의 성과다. VOKS는 한국전쟁에서 함께 작전을 수행했던 한국인 카투사 병사들의 신원을 수년째 찾아왔지만 실패했다.
 
캠벨 양은 캐나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다. 2016년부터 미국, 네덜란드, 에티오피아, 캐나다 등 여러 유엔참전용사들과 손편지 등으로 교류하며 손녀 역할을 해오고 있다. ‘꼬마 민간 외교관’으로 유명하다. 
 
캠벨 양과 VOKS와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캠벨 양은 H20 품앗이운동본부에서 주최한 ‘참전용사에게 감사 편지쓰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듬해 똑같은 대회에서 연속으로 1등을 차지하자 부상으로 해외 방문 기회가 주어졌다. 이때 캠벨 양은 네덜란드 반호이츠 부대를 찾았다. 이곳에서 6.25에 참전했던 네덜란드인 허만 텐 셀담(herman ten seldam)을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캠벨 양은 “허만 할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해군 일지를 보여주면서 6.25 전쟁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줬다”며 “이야기를 잘 들어줬더니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할아버지가 편지를 보내왔다. 1년 넘게 편지와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통의 힘은 컸다. 캠벨 양과 허만 할아버지는 깊은 정이 쌓였고,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할 만큼 가까워졌다.  
 
2018년 7월 27일 정전협정 기념일 행사에서 뮤지컬 주연을 맡은 캠벨 양은 뮤지컬 공연 장면을 허만 할아버지에게 보냈다. 허만 할아버지는 VOKS 회원들에게 이 영상을 공유했다. VOKS 회장은 영상을 보자마자 캠벨 양에게 메일을 보냈다. “네덜란드 참전 기념비에 전우였던 한국 카투사 20명의 이름을 새기고 싶은데 알 길이 없습니다. 우리를 대신해 이름을 찾아주세요.”
부산 용문초 5년인 캠벨 에이시아(10)양이 지난 11월 서울에서 한국 카투사였던 곽창수 할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수정 씨 제공]

부산 용문초 5년인 캠벨 에이시아(10)양이 지난 11월 서울에서 한국 카투사였던 곽창수 할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수정 씨 제공]

메일을 받자마자 캠벨 양은 어머니 이수정 씨와 함께 보훈처, 국방부, 부산지방보훈처 등에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캠벨 양은 유튜브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네덜란드 참전용사를 다룬 TV 프로그램을 찾았다. 등장인물 가운데 한국 카투사였던 최병수 씨가 눈에 들어왔다. 최씨 연락처를 알 수 없었던 캠벨 양은 2018년 11월 1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에 참여했다. 턴 투워드는 세계 21개 국가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국제 추모행사다. UN군과 함께 한국전에 참전했던 최씨가 이 행사에 올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캠벨 양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곳에서 캠벨은 최씨를 한눈에 알아봤다. 캠벨 양은 최씨의 도움을 받아 전쟁박물관에 보관 중인 한국 카투사 4명의 신원을 알아냈다.  
 
캠벨 양의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VOKS에서 한국 카투사 명패가 보관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강원도의 한 교회 사진을 그에게 보내왔다. 캠벨 양은 구글 지도를 뒤지기 시작했다. 수십 군데 교회에 전화한 끝에 명패를 보관 중인 강원도 횡성 감리교회 장로를 찾는 데 성공했다. 명패에는 한국 카투사 5명의 신원이 적혀 있었다.  
 
캠벨양이 이토록 뛰어다닌 이유는 단 한가지다. 허만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서다. 그는 “전우를 찾고 싶어하던 할아버지의 소원을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나머지 10명의 신원도 찾아주고 싶다. 네덜란드 참전용사의 전우였던 한국 카투사를 아는 이들은 연락을 달라”며 이메일을 공개했다. 그의 메일 주소는 bigheartasia@gmail.com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