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르포] ”혈통·체격 꼼꼼히” 올해 마지막 경주마 경매 현장가보니

지난달 27일 열린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16번 상장마가 뛰어오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27일 열린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16번 상장마가 뛰어오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올해 마지막 경매 시작합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경주마 전용 경매장에 경매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울렸다. 올해 마지막 국내산 말 경매인 제5차 ‘11월 1세 국내산마 경매’다. 지난 10월 열린 4차 경매에 이어 농가에서 키운 만 한살짜리 어린 경주마를 마주나 말을 키우는 조교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 참가한 마주와 조교사들이 상장마들을 지켜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 참가한 마주와 조교사들이 상장마들을 지켜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국내 경마에선 만으로 두살이 돼야 경주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선 경매들처럼 전날 미리 200m 코스를 달려 기록을 재보는 ‘브리즈업’은 실시하지 않았다. 말의 퍼포먼스를 기록으로 알 수 없어 말의 혈통과 체격, 입소문에 의지해 경매가 이뤄졌다.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말을 고르려는 마주나 조교사의 눈빛이 경매장 안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한 조교사가 상장마들의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한 조교사가 상장마들의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370석 객석이 절반 이상 들어찼다. 말을 판매하려는 생산자, 말을 사려는 마주와 조교사 등이 자리를 채웠다. 부산경마장 소속 김재섭 조교사(55)는 “이번 경매는 미리 달리기 실력을 볼 수 있는 브리즈업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말 구매자들의 눈썰미가 크게 작용한다”며 “완성되지 않은 어린 한 살짜리 말들의 체형을 보며 앞으로 잘 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말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조교사들이 상장마들의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조교사들이 상장마들의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이곳은 지난 2011년 한국마사회 제주목장 안 3050㎡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1283㎡ 규모로 지어진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경주마 경매장이다. 1번마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부마(父馬 ) 올드패션드와 모마(母馬) 포에마 사이에서 나온 한 살짜리 수말이 80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첫 번째 말이 좋은 가격에 팔리자 장내가 술렁였다. 특히 부마가 올드패션드인 세 번째 말까지 3600만원에 팔리자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1억 2400만원의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47번 경매마가 퇴장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에서 1억 2400만원의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47번 경매마가 퇴장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최고가 낙찰마도 올드패션드의 자마가 차지했다. 47번 경매마는 모마는 ‘소서노’와의 조합으로 1억 2400만 원의 최고가 낙찰을 받아냈다. 경매장을 찾은 정석한(36·서울시)씨는 “부마가 최근 씨수말로 두각을 보이는 올드패션드고 모마 서소노의 경주 성적도 출중했던 만큼 자마들의 좋은 성적이 기대돼 높은 가격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올드패션드는 지난 10월 경매에서도 2억 1600만 원으로 최고가에 낙찰된 바 있다. 이번 11월 경매에서는 자마 14마리가 상장돼 최고가를 포함한 총 6마리가 낙찰됐다.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 현장. 최충일 기자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 현장. 최충일 기자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새로 주목받은 올드패션드 자마 외에 다른 자마들은 큰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최종 경매 결과 상장 두수 91마리 중 28마리만 새 주인을 찾았다. 30.7%의 낙찰률을 보였다. 처음 상장된 99마리 중 8마리는 상장이 취소됐다. 최고가 낙찰가는 1억 2400만 원, 평균가는 5475만 원으로 나왔다.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 참가자가 관심마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 참가자가 관심마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부진한 낙찰률은 국내 최고 씨수마인 메니피의 자마들도 피해갈 수 없었다. 8마리가 상장된 메니피 자마들은 두당 1~2억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을 기대한 탓인지 한 마리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씨수말은 자마들의 수득 상금으로 값어치가 매겨지는데, '엑톤파크'가 지난 6년간 부동의 씨수말 1위였던 '메니피'를 꺾고 2018년 현재 씨수말 순위 1위에 올라 있는 것도 메니피 자마 판매 부진의 한 이유다.
 
국내 씨수마 중 최고가를 자랑하는 메니피.[중앙일보 자료사진]

국내 씨수마 중 최고가를 자랑하는 메니피.[중앙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메니피에 꽂혀 있다. 메니피는 마사회가 2006년 37억2000만원을 주고 미국에서 수입했다. 현재는 몸값이 올라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 1996년 출생한 메니피는 경마용인 영국산 ‘서러브레드’ 품종의 유명 경주마였다. 미국에서 경주에 11회 출전해 우승을 5회나 했다. 2007년 씨수말로 데뷔했다. 
 
제주 경주마 육성목장에서 대기중인 경매마들. 최충일 기자

제주 경주마 육성목장에서 대기중인 경매마들. 최충일 기자

자마들의 성적이 좋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최고 종마(種馬)인 리딩사이어(Leading Sire) 타이틀을 유지했다. 메니피의 교배료는 한때 회당 700만원에 달했다. 현재는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기 위해 무료로 보급되고 있다. 씨암말 마주들은 메니피 혈통을 이은 자마 한 마리의 가격이 평균 8000만~9000만원을 호가하기에 700만원을 내더라도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었다. 미국에 있는 메니피의 부마(父馬)인 스톰캣의 1회 교배료는 5억원에 달한다.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 상장마가 마사를 빠져나와 경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11월 1세마 경주마 경매 상장마가 마사를 빠져나와 경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충일 기자

국내 최고 경매 낙찰가는 지난 2013년 3월에 기록한 2억9000만원으로 부마 '엑톤파크'와 모마 '미스엔텍사스'의 자마다. 이듬해인 2014년 3월 국내 최고 씨수마 '메니피'와 암말 '제니튜더' 사이에 태어난 2살짜리 수마가 2억 9100만 원에 낙찰돼 그 기록이 깨지는 듯했으나 경매 직후 말 상태에 하자가 발견돼 기록으로 남지 못했다. 제주도 내 말 사육 두수는 지난해 기준 1만5177마리다. 전국 말(2만7210두)의 55.8%를 차지한다. 제주도 내 말 사육 농가는 804개 농가다. 전국 농가(2146개)의 39.4%가 제주에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