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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부산 한자시험 부정행위 알고보니…군 출신 학원장-교수 짜고 눈감아

자료사진. [중앙포토]

자료사진. [중앙포토]

부산 지역 A 대학에서 발생한 한자시험 집단 부정행위가 시험 주최 측과 A 대학 김모 교수의 주도 아래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시험 감독관을 맡은 김 교수가 지난 24일 오후 2시 A 대학 강의실에서 치러진 한자자격시험에서 30분가량 고사장을 비운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부산 해운대서 지성구 지능팀장은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관을 맡은 김 교수가 시험시간 60분 가운데 29분 30초 동안 고사장을 비운 사실이 폐쇄회로TV(CCTV) 분석 결과 확인됐다”며 “고사장을 비운 사유가 정당하지 않으면 감독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결과 김 교수가 자리가 비운 사이 시험 응시생들은 휴대전화로 단체 채팅방에서 정답을 공유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시험 규정상 응시생은 고사장에 전자 기기와 통신 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감독관이 이를 회수해야 한다. 응시생 61명은 김 교수의 강의를 듣는 국방계열 학과 학생이다. 이들이 치른 교육부 등록 한자자격시험 4급 시험은 군 부사관으로 임용될 때 0.3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한자자격시험 규정상 학교 관계자를 감독관으로 위촉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시험을 주관하는 한자교육진흥회 소속 부산 지역 책임자는 김 교수를 감독관으로 위촉했다. 부산 지역책임자인 권모 씨와 김 교수는 군 출신으로 일면식이 있는 사이다. 권씨는 전직 대령이며, 김 교수는 군 간부 출신으로 알려졌다. 
 
지역 책임자는 일정 심사를 통과하면 한자교육진흥회의 위촉을 받아 시험 대행업무를 맡는다. 시험 접수부터 고사장 섭외, 감독관 위촉까지 지역 책임자가 도맡아 한다. 지역 책임자는 시험 업무를 대행해주고 시험 응시료의 60%를 지급 받는다. 지역 책임자가 시험을 많이 대행할수록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지역 책임자 권씨는 대구에서 한자 학원을 운영 중이다. 한자 자격증 취득률을 높여야 하는 권씨와 제자를 시험에 합격시켜야 하는 김 교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집단 부정행위를 눈감아 줬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시험 부정행위가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한자교육진흥회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자교육진흥회 관계자는 “지역책임자가 전국에 100여명 있다 보니 권씨가 규정을 어기고 김 교수를 감독관으로 위촉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한자교육진흥회는 지역책임자 권씨와 김 교수를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28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역 책임자를 부실하게 관리하는 한자교육진흥회의 관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자교육진흥회는 지역 책임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고, 지역 책임자는 진흥회 소속이라는 사명감도 없다”며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책임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이런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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