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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다녀간뒤 땅 줄었어요"···법정까지 간 '땅 소송'

울산지방법원 [연합뉴스]

울산지방법원 [연합뉴스]

경남 양산시 상북면 석계리 삼계마을에 사는 A씨는 지난 4월 김일권 양산시장을 상대로 경계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양산시가 A씨 소유 토지의 경계를 새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이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울산지법 제1행정부(김태규 부장판사)가 지난 22일 “양산시장이 A씨에게 한 지적재조사 경계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고 선고한 것이다. 어떤 사연일까. 
 
A씨는 2003년 8월 이 마을에 있는 땅 264㎡를 사들였다. 이 땅이 지난해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이하 지적재조사법)에 따라 지적재조사 사업 지구에 포함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지적재조사 사업은 지적재조사법에 따라 1조3000억원을 들여 2012~2030년 전국에서 추진하는 장기 국가사업이다. 이 사업의 취지는 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분쟁을 없애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지적재조사법은 2012년 제정됐다. 일제강점기 평판(平板)과 대나무자로 땅을 측량해 수기로 만든 종이 지적을 디지털화하고, 실제 현황과 맞지 않는 지적공부 등록사항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지적공부상 등록사항과 실제 현황이 일치하지 않는 땅이 전 국토의 15%에 달한다. 
 
지자체 지적재조사로 땅의 경계가 달라지면 면적이 늘어난 땅의 소유자가 새로운 감정 결과에 따라 조정금을 시청에 맡기고 땅이 줄어든 사람이 이를 찾아간다. 
양산시청 전경. [연합뉴스]

양산시청 전경. [연합뉴스]

양산시에 따르면 A씨의 땅을 조사한 결과 땅 일부를 B씨가 점유해 이용하고 있었다. 시 민원지적과 관계자는 “조사 당시 A씨가 이용하고 있는 땅의 건물과 B씨가 점유한 땅의 건물 사이에 담장이 있어 경계가 명확했고 그 경계는 기존 지적공부과 차이가 있어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지적재조사법 제14조(경계 설정의 기준) 제1항은 지상경계에 대하여 다툼이 없는 경우 토지 소유자가 점유하는 토지의 현실경계로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현실경계는 실제 이용에 따른 경계를 말한다.   
 
법에 따라 양산시는 땅 경계를 새로 정하고 시 경계결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해 12월 15일 이 결정에 따른 처분을 내렸다. 이 처분으로 A씨의 땅은 97.9㎡ 줄어 166.1㎡가 됐다. A씨는 지난 1월 이의신청을 했지만 양산시장이 이를 기각하자 소송을 내 “시가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를 무시하고 임의로 경계를 정했다”며 “그동안 지적공부상 면적에 따라 각종 세금을 납부했는데 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재판부는 “해당 토지는 경계에 대해 다툼이 없었다는 증거가 없는데도 양산시가 현실경계로 경계를 설정했다”며 양산시의 처분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지적재조사법은 국민의 재산권이자 절대권인 소유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지적재조사법에 따라 결정된 경계를 무조건 확정해 버리면 타인의 토지를 불법 점유한 행위를 오히려 보호해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줄어든 땅에 있는 건물이 불법점유 건축물인지 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A씨는 37%에 달하는 토지를 잃게 돼 소유권을 침해당했다”고 판결했다. 이익을 침해하는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그 행위의 적법성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점 역시 판단의 이유가 됐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지적재조사와 관련해 패소 판결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지적재조사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지적재조사에서 비롯된 경계 다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재판부가 소유자 간 다툼을 어떤 기준으로 보는지 의문이 있어 세부 내용을 재확인해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이런 판례가 나오면 앞으로 지적재조사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양산시는 시 전체 땅의 7%(약 1만1000개 필지)를 지적재조사 사업지구로 지정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20%는 조사를 끝냈다. 
 
양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목적
토지의 실제 현황과 일치하지 않는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을 바로잡고 종이에 구현된 지적을 디지털 지적으로 전환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함과 아울러 국민의 재산권 보호에 기여한다. 
 
*지적공부란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을 통해 조사된 토지의 표시와 해당 토지의 소유자 등을 기록한 대장과 도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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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