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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 PO행' FC서울은 어쩌다 '벼랑 끝'까지 내몰렸나.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에서 패배한 서울 선수들이 상주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에서 패배한 서울 선수들이 상주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 6회 우승. 2010년 이후엔 3차례 우승. 스플릿 시스템 도입(2012년) 후엔 6년 연속 톱5.
 
FC서울 하면 프로축구 상위권 클럽으로 떠올리는 팬들이 많다.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배출됐고, K리그 최초로 8년 연속(2010~17년) 한 시즌 30만 명 이상 관중을 끌어모았다.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 득점한 상주 선수들이 환호하는 반면 FC서울 선수들은 좌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 득점한 상주 선수들이 환호하는 반면 FC서울 선수들은 좌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랬던 FC서울에게 2018년은 '잔인한 시즌'으로 기록되고 있다. 1일 열린 상주 상무와 K리그1(1부)에서 0-1로 패한 서울은 11위에 머물러 K리그2(2부) 플레이오프 승자인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신세가 됐다. 창단 후 처음 강등을 맞이할 수 있는 '벼랑 끝 상황'을 맞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괴롭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2018 시즌'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대대적인 변화로 시즌을 맞아 쉼없이 위기가 찾아왔다. 그 순간마다 감독, 단장 등 인물을 바꿔 변화를 줬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진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이어졌다. 서울이 악몽같은 시즌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지난 4월 8일 열린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지켜보는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지난 4월 8일 열린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지켜보는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서울에서 9시즌을 뛴 공격수 데얀과 외국인으론 구단 첫 주장을 맡았던 수비수 오스마르가 팀을 떠났다. 또 윤일록이 일본 J리그 요코하마로 갔고, 이명주와 주세종은 아산 무궁화(경찰청)로 입대하는 등 중원에서도 공백이 생겼다.
 
지난 2월 말,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서울을 맡고 있던 황선홍 감독은 "살을 깎아내는 심정으로 변화를 선택했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자리를 신광훈, 신진호 등 포항 시절 애제자들과 윤승원, 조영욱 등 신진급 선수들로 메워보겠단 복안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삐걱댔다. 개막 5경기를 3무2패로 시작했다. 무엇보다 서울 특유의 공격 색깔을 잃었단 비판이 일찍이 나왔다. 5경기 무승 기간 서울은 단 3골에 그쳤다. 데얀의 공백을 메울 줄 알았던 코바, 안델손, 에반드로 등 외국인 공격 자원들은 힘도 쓰지 못했다. 서울 팬들 사이에선 '황새(황선홍 감독의 별칭) 아웃(OUT)!' 구호가 나왔고, 황 감독은 끝내 4월 말 물러났다.
 
5월부터 5개월동안 서울을 이끌었던 이을용 전 FC서울 감독대행. [사진 일간스포츠]

5월부터 5개월동안 서울을 이끌었던 이을용 전 FC서울 감독대행. [사진 일간스포츠]

 
서울 구단은 현역 시절 주장까지 맡았던 이을용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새 사령탑에 앉혔다. '프로 감독 경험이 없다'는 우려 속에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대행은 이른바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다 잡고, 부임 초반 분위기 수습엔 성공하는 듯 했다. 여름 이적 시장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출신 윤석영과 세르비아 출신 공격수 마티치도 데려왔다. 그러나 8월 15일 수원 삼성과 수퍼매치 2-1 승리 이후 '위닝 멘털리티'가 사라졌다. 8월말 3연패를 당했고, 9월 들어서도 승리 없이 3무2패에 그쳤다. 결국 프런트 수장인 이재하 단장도 9월말 물러났다.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 실점한 FC서울 코치진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 실점한 FC서울 코치진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은 2016년 중국으로 떠났던 최용수 감독을 10월 '소방수'로 다시 지휘봉을 맡겼다. 현역 시절뿐 아니라 2011년부터 6년간 팀을 맡아 누구보다 구단을 잘 아는 최 감독에게 'SOS'를 요청했다. 그러나 무너진 팀 분위기는 최 감독도 쉽게 일으켜세우지 못했다. 지난달 11일 전남전에선 외국인 선수를 한명도 엔트리에 넣지 않는 초강수까지 뒀다.
 
그럼에도 스플릿 시스템 적용 이후 처음 하위 그룹 B에 떨어졌고, 단 승점 1점만 필요했던 마지막 2경기를 모두 패하면서 끝내 승강 플레이오프행에 내몰렸다. 마지막 2경기에서 벼랑 끝 상황을 구해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선수는 없었다. 모두 0-1 영패로 끝냈다. 올 시즌 서울을 거쳐간 외국인 공격 자원 4명은 올 시즌 단 10골만 합작하는데 그쳤다. 
 
박주영.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박주영.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 공격수 박주영이 지난 4월 자신의 SNS에 올린 글.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려 2년 전 서울 감독으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틀 후엔 ‘저는 오늘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써 의혹을 더 키웠다. [박주영 인스타그램]

FC서울 공격수 박주영이 지난 4월 자신의 SNS에 올린 글.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려 2년 전 서울 감독으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틀 후엔 ‘저는 오늘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써 의혹을 더 키웠다. [박주영 인스타그램]

 
서울이 험난한 시즌을 보내는 과정 속엔 잡음도 이어졌다. 베테랑 박주영이 흔들렸다. 지난 4월 자신의 SNS에 팀 간판 공격수 박주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2년 동안 나아진 게 없다"며 황 감독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2016년에 취임한 황 감독을 겨냥한 듯한 뉘앙스의 발언이 있고난 뒤 박주영은 "난 오늘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됐다.반성한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할말을 하지 못하는 선수는 되고 싶지 않다"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이을용 감독대행과도 대립하는 모양새가 나왔다. 박주영이 경기에 자주 뛰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이 감독대행은 "박주영의 무릎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SNS에 "올 시즌 단 하루도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로 훈련을 쉰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불화까진 아니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감독과 고참 선수가 반목하는 모습으로 팀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랭해졌다.
 
최 감독은 박주영을 다독여 시즌 마지막 2경기에 선발 카드로 세워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박주영은 마지막 2경기에 끝내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다. 서울에서만 15시즌을 뛴 고요한은 "이런 일(하위권)을 처음 겪어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에서 패배한 FC서울 선수들이 좌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에서 패배한 FC서울 선수들이 좌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서울에 남은 건 승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 180분이다. 6일 부산에서 1차전, 9일 서울에서 2차전이 열린다. 그러나 서울이 무너진 현재 상황을 바로 잡지 못한다면, 9일 홈에서 '가장 쓰라린 순간'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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