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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이달엔 금리 올리지만 내년엔 속도 조절할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방향전환 깜빡이를 켰다. 한국은행(BOK) 통화정책의 선행지표 가운데 하나가 바뀔 조짐이다. 29일(현지시간) 공개된 Fed의 연방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 11월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고용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이 현재 예상대로 이어진다면 기준금리를 조만간 올리는 게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조만간’이란 말을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은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Fed가 12월 회의(18~19일) 때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다.
 

Fed 통화정책 전망
“현재 금리는 중립금리 바로 밑”
경제상황 따라 탄력적 운용 시사

“기업 부채 많아 시장변동에 취약”
FOMC 멤버들 무역전쟁 등 우려

FOMC 11월 회의록은 비교적 짧아 12페이지에 지나지 않지만, 제롬 파월 의장 등이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고민하고 있음이 여기 저기에 나타나있다. FOMC 멤버 일부는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란 문구를 다음 회의부터는 빼도 될 듯하다”는 의견을 냈다. Fed가 정해진 코스가 아니라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금리를 조절한다는 인상을 시장에 주기 위해서다.
 
요즘 미 경제 상황을 보면 Fed가 내년에도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리는 게 녹록치 않아 보인다.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경제성장을 주도했으나 이제는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그 바람에 주가가 급락했다. 경기 둔화 전망 탓에 국제유가도 가파르게 추락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멤버들도 최근 상황을 감안해 무역전쟁(보호관세)과 기업 부채 문제를 자주 언급했다. 특히 비금융 일반 기업의 부채가 너무 많아 경제가 자금시장 변동에 취약함을 우려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실제 양적 완화(QE) 시대 미 기업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 일반 기업의 부채는 일본 국내생산(GDP)과 맞먹는 4조8000억 달러(약 5420조원)에 달한다. 2007년보다 60% 급증했다. 이 가운데 40%가 신용등급이 BBB대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기업이 부실해지기 십상인 상황이다. 최근 파월 등이 ‘중립금리(neutral or natural rate)’를 자주 입에 올리는 이유다. 중립금리(자연금리)는 경기를 부양하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가상의 균형금리다. 회의록에 따르면 “멤버 두 명 정도가 현재 기준금리(2.25%)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다고 언급했다. 27일엔 파월이 뉴욕 경제클럽에서 같은 말을 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중립금리는 얼마나 될까. 중립금리는 가상의 수치여서 전문가들도 산업생산 등을 감안해 최고~최저 수준을 추정할 뿐이다.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미 중립금리 추정치의 상단이 2.5~3% 수준이다(그래프). 파월 등이 현재 Fed 기준금리 2.25%가 중립금리 ”바로 밑“이라고 한 근거다. Fed가 12월에 0.25%포인트 올리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와 비슷해진다. 이런 논리라면 Fed의 내년 통화정책은 백지 상태나 다름없다. 경제 상황이 좋으면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높일 수 있다. 반대로 무역전쟁이 악화해 실물경제가 나빠지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낮게 유지해 경기를 부양한다.
 
문제는 ‘중립금리가 통화정책 기준이 될 수 있는가’다. 중립금리는 스웨덴 경제학자인 크누트 빅셀(1851~1926년)이 1890년대 처음 제시했다. 런던정경대학(LSE) 찰스 굿하트 석좌교수(경제학)는 ”빅셀의 중립금리 이론은 거의 100년 동안 잊혀졌다가 2010년 이후 중앙은행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 등이 QE와 제로금리 정책이 정당함을 말하면서 ”중립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이어서 통화를 더 완화해도 된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그러나 중립금리 자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거리다. 이런 가상의 수치를 기준으로 현실의 통화정책을 결정한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제러미 코헌-서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앙은행가들이 불분명한 기준을 근거로 통화정책 방향을 이야기할 땐 기준금리 인상이 늦게 이뤄지는 게 역사적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Fed가 내년 통화정책 전환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중립금리를 끌어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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