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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암흑물질 폭풍이 몰려온다, 이번엔 ‘꼬리’ 밟히나

조현욱의 빅 히스토리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우주의 암흑물질 폭풍이 지구를 향해 몰려오고 있다. 일부는 이미 우리 주위를 초속 500㎞의 속도로 통과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인간이나 지구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관측을 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암흑물질이란 우주의 질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지의 물질을 말한다. 중력을 제외하면 통상물질은 물론, 암흑물질 자신과도 상호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정체를 추정하는 이론은 많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도 모른다.
 
이번의 암흑물질 폭풍은 100개 가까운 별들의 흐름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유럽우주국이 발표한 가이아 우주탐사선의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 은하 내에 있는 별 가운데 17억 개의 위치와 밝기 등에 대한 자료가 공개됐다. 여기서 약 3만 개의 별이 별도의 길쭉한 덩어리를 이루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1이란 이름이 붙었다.
 
여기에 주목하는 것은 별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이 우리 은하 고유의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 비슷한 타원형 경로로 여행 중이다. 이런 흐름은 이미 우리 은하에서 30여 개 발견됐다. S1이 주목을 끈 것은 이 중 약 100개가 움직이는 궤도가 태양계를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통 별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 같은 소용돌이 은하에선 별들이 은하 중심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공전하게 마련이다. S1은 한 무리의 차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 것과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다만 차 사이의 간격이 워낙 넓어 충돌 가능성은 없다. 이들 별은 수천 광년에 걸쳐 흩어져 있고 수백만 년 동안 태양계 근처를 통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S1이 역주행하는 것은 이것이 우리 은하와 충돌한 난쟁이 은하의 일부 잔해이기 때문이다. 그 질량은 우리 은하의 1%로 추정된다. 큰 은하 주위를 돌다가 결국 충돌하게 되면 별들이 찢겨 나가면서 흡수된다. S1도 10억 년에 걸쳐 흡수되고 남은 별과 암흑물질이 길게 늘어서며 함께 여행하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난쟁이 은하는 보통 은하에 비해 유난히 많은 양의 암흑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일이 흔하다. 은하수 주위를 돌고 있는 포낙스의 경우가 그렇다. 그 속에 포함된 별과 가스 질량의 10~100배에 해당하는 암흑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율이 S1에 적용된다면 여기 포함된 암흑물질은 우리 은하 주위의 암흑물질에 비해 약 2배인 초속 500㎞로 지구 주변을 통과할 것이다(태양은 공전속도인 초속 217㎞로 우리 은하의 암흑물질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7일 ‘물리학 리뷰D’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이를 ‘암흑물질의 허리케인’이라고 이름 붙였다. 스페인 사라고사대학 오헤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다. 이들은 S1 흐름이 태양계 부근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다. 암흑물질이 가질 가능성이 있는 특징을 예측하고 이것이 관측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했다.  
 
현존하거나 앞으로 건설이 제안된 암흑물질 탐지기로 이를 검출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이들은 암흑물질 입자로 가장 흔히 거론되는 두 종류를 고려했다. 하나는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WIMP)’고 다른 하나는 ‘액시온’이라 불리는 가벼운 입자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WIMP 탐지기들이 암흑 물질 입자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들 입자의 질량이 특정한 좁은 범위 내에 존재할 때만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암흑물질이 가상의 액시온 입자일 경우 관측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강한 자기장과 상호작용해서 통상의 마이크로파가 생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탐지하기가 쉽다. 암흑물질 가설은 우주의 구조와 형성, 은하의 형성 및 진화 등 각종 모델링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암흑물질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는 놀라운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하고 있다.
 
공룡 멸종 소행성 충돌도 암흑물질 때문?
암흑물질은 질량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보이지 않는 물질을 말한다. 빛을 내거나 흡수하거나 반사하지 않는다. 사실은 ‘투명’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 분포를 보면 암흑에너지 68%, 암흑물질 27%, 나머지 수소, 헬륨, 별 등의 보통 물질 5% 정도다.  
 
암흑에너지란 약 70억 년 전부터 우주의 팽창속도를 점점 빠르게 만들고 있는 미지(암흑)의 힘이다. 암흑물질은 자기 자신이나 통상 물질과 전자기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기묘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은하를 이루고 있는 별이나 은하단을 이루고 은하의 회전속도에서 계산되는 질량은 이를 구성하는 별이나 은하의 것보다 훨씬 더 크다. 또한 은하나 은하단의 중력은 그 주변을 지나가는 빛을 휘게 만드는데(중력 렌즈 효과) 이를 통해 계산된 질량 역시 관측된 질량을 크게 상회한다.
 
암흑물질은 지구상의 생물 대멸종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2014년 4월 ‘물리학 리뷰 레터스’에 실린 논문을 보자. 지표상의 충돌 흔적에 따르면 지구는 대략 3500만 년 주기로 소행성과 혜성의 폭격을 받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태양은 우리 은하의 중심 주위를 2억5000만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공전 궤도는 위아래로 진동하면서 3200만 년 주기로 은하 중심을 둘러싼 원반 구조를 통과한다. 연구팀은 해당 원반을 관통하는 암흑물질의 얇은 원반이 존재할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태양계가 이를 통과할 때 암흑물질의 인력이 태양계 외곽의 오르트 구름에 교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곳은 태양계 장주기 혜성의 고향이다. 얼음덩어리나 드물게는 소행성이 이끌려 나와 그 일부가 지구를 향한다는 가설이다. 66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도 이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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