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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꽈당 노인엔 치명상 … 고관절 다친 20% 1년새 사망

겨울이면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도로 곳곳에 빙판길이 생긴다. 이런 때는 미끄러져 다치는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낙상은 일상생활을 하는 주거지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지만 겨울에는 길·도로에서 이동 중에 사고를 당하는 환자가 증가한다. 낙상 사고 환자의 절반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노인은 뼈·근육이 약하고 여러 이유로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잘 넘어진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복용하는 약물 때문에 어지러워 넘어지거나 치매·파킨슨·뇌졸중 같은 질병의 증상 중 하나로 넘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인에게 낙상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노인에게 낙상 사고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넘어질 때 손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손목·발목뿐 아니라 척추나 고관절 골절이 발생해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이 생긴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임지용 교수는 “많은 노인이 골다공증 때문에 뼈가 약해져 있고 순간 대처 능력이 떨어져 가볍게 넘어져도 골절이 잘 발생한다”며 “이런 골절로 2주 이상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노인 환자에서 고관절이 골절되면 다른 골절에 비해 치명적이다. 임지용 교수는 “걷지 못하게 돼 운동이나 활동이 어려워지고 이는 신체의 모든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며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근육량이 감소하고 심장과 폐기능 역시 떨어지며 합병증으로 1년 이내 5명 중 1명이 사망한다”고 말했다.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노인의 사고 사망 중 교통 사고 다음으로 많다. 임 교수는 “수술을 해도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10명 중 2~3명에 불과하다”며 “보행 장애 같은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낙상의 또 다른 문제는 한번 넘어지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가벼운 부상이더라도 또 넘어지는 게 두려워 집에만 있으려 한다. 원 교수는 “낙상을 한번 경험한 노인 대다수가 낙상의 원인은 방치한 채 움직이는 걸 꺼리다 건강이 확 나빠진다”며 “활동이 줄어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 치매도 빨리 온다”고 말했다.
 
 
혈압약·수면제 등이 낙상 유발
 
1년에 두 번 이상 넘어지면 우연히 넘어진 게 아니다. 나이 때문이겠거니 여기지 말고 낙상의 원인을 찾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낙상의 원인 중 하나는 약물이다. 어지러워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수면제나 안정제, 전립선비대증, 혈압약·당뇨약 등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 예컨대 전립선비대증의 경우 일부약에서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해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러울 수 있다. 감기약과 관절염약, 수면제 계통 약, 팔다리가 저릴 때 먹는 약에도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 임지용 교수는 “약국에서 임의대로 약을 사먹지 말고,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먹는 약을 점검 받아 불필요한 약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이 부족해 노쇠한 것도 낙상의 주요 원인이다. 노쇠 회복의 열쇠는 단백질 섭취와 운동이다. 노인은 몸무게 1㎏당 1.2~1.5g의 단백질을 먹는 것이 좋다. 예컨대 체중이 50㎏이면 60g의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하루 세 끼에 나눠 매 끼니마다 생선 한 토막이나 손바닥 반 정도 크기의 고기 등을 먹어야 한다. 그래야 근육량이 증가해 노쇠를 회복하고 낙상 위험을 줄인다. 뼈·근육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인 비타민D가 부족하면 보충제를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리 근력을 기르는 운동은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 투명 의자에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동작 등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다리 힘과 균형 감각이 길러진다. 벽에 기대서서 발 앞꿈치와 뒤꿈치를 번갈아 들고 유지하는 자세도 도움이 된다. 그러면 무릎 주변과 허벅지 근력을 강화시켜 좀더 안정적이고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원장원 교수는 “근육이 약해져 있는 사람은 다른 장기도 약해져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고 여러 질병에 취약하다”며 “노쇠를 회복해야 낙상으로 인한 건강 악화 등 질병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장실에 안전바·고무판 설치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집안 환경도 점검해봐야 한다. 집안은 항상 밝게 하는 게 좋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손이 쉽게 닿는 낮은 선반에 보관하는 게 좋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무리해서 꺼내다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닥에는 물건을 두지 말고 항상 깨끗하게 치운다. 특히 선풍기 코드 같은 줄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을 잘 정리해둬야 한다. 화장실 벽에는 안전바를 설치하고 바닥에는 고무판을 까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인은 시력 검사를 정기적으로 해 안과 질환이 있으면 제때 치료받는 것이 좋다. 또 밤중에는 화장실에 가다가 잘 넘어지므로 저녁 8시 이후에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게 낙상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이다. 겨울에는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걸어야 한다. 원 교수는 “한번 넘어졌더라도 움직이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낙상의 원인을 찾아 바로잡아야 한다”며 “근력과 균형 감각을 길러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 자신감을 갖고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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