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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1인 천재 아닌 2인 협업의 산물

책 속으로
둘의 힘

둘의 힘

둘의 힘
조슈아 울프 솅크 지음
박중서 옮김
반비
 
두 사람의 역사
헬게 헤세 지음
마성일·육혜원 옮김
북캠퍼스
 
두 사람의 역사

두 사람의 역사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고 했다. 영어 표현 “머리 둘이 하나 보다 낫다(Two heads are better than one)”도 우리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역사적 업적은 천재적·영웅적 1인 혹은 3명 이상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다. 『둘의 힘』과 『두 사람의 역사』는 공통적으로 ‘짝꿍’들이 낳은 놀라운 성과에 주목한다. 『둘의 힘』의 관심사는 창의성이다. 『두 사람의 역사』는 세계를 움직이는 역사적 유산에 포커스를 맞춘다.
 
부제가 ‘창조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협력의 법칙’인 『둘의 힘』은 수백 건의 ‘2인 파트너십’을 정밀 분석해 일종의 이론을 내놓는다. 2인으로 구성된 ‘창의·혁신 연대’는 만남·합류·변증법·거리, 무한한 경기, 중단의 과정을 거치며 ‘1+1=2’가 아니라 ‘1+1=∞’의 결실을 맺는다는 것.
 
『둘의 힘』이 결단코 깨버리고 싶은 신화가 있다. 창의성은 고독한 천재의 단독 플레이에서 나온다는 것.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사례로 입증하려는 프로젝트다. 마리 퀴리에게는 피에르 퀴리,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게는 스티브 워즈니악, 비틀스의 존 레논에게는 폴 매카트니가 있었다. 마법 같은 창의성을 심층 탐구해보면, 두 사람 사이 상호작용이 핵심 비결이라는 것.
 
5년에 걸친 연구·집필 끝에 겨우 출간된 『둘의 힘』에 따르면, 두 사람이 만나 서로 보완하고 영감을 주고 선의의 경쟁을 가운데 창의·혁신이 싹튼다. 예컨대 아폴로적인 폴 매카트니는 디테일에 강하고 집요했다. 바쿠스적인 존은 무질서 속에서 피어난 음악의 꽃이었다. 둘의 투톱 콤비 플레이가 세상을 놀라게 한 비틀스 신화를 낳았다.
 
스티브 잡스 가 2010년 1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 공동창립자인 자신과 스티브 워즈니악 사진(왼쪽)을 배경으로 연설하고 있다. 창조성의 원천은 2인 파트너십이라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중앙포토]

스티브 잡스 가 2010년 1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 공동창립자인 자신과 스티브 워즈니악 사진(왼쪽)을 배경으로 연설하고 있다. 창조성의 원천은 2인 파트너십이라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중앙포토]

놀라운 파트너십을 범주화해 보면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파트너들은 대체적으로 우리말로 궁합, 영어로 화학작용(chemistry)이 좋다. 그들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공동 정체성’을 공유한다. 일란성 쌍둥이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합(合)만이 위대한 만남의 본질은 아니다. 상충(相沖)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에 대해 이 책은 다음 같은 예를 든다. "한 남자가 자신의 저술 파트너에 대해서 ‘천재’이며 ‘지금까지 내게 일어난 일 중에서 최고’라고 말한 다음, 곧이어 이렇게 덧붙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저를 완전히 미치고 돌아버리게 만듭니다.’”
 
두 파트너 모두 유명할 수도 있지만, 한 명은 숨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는, 탁월하지만 대부분 익명인 편집자가 필요하다. 타이거 우즈 같은 유명 골퍼의 캐디는 전략가이자 심리학자다. 그러나 우리는 스티브 윌리엄스라는 우즈의 캐디에 대해 모른다. 어떤 경우에는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기를 체질상 꺼리는 듀오의 ‘히든’ 파트너도 있다.
 
창의·혁신이 ‘2인 협업’의 결과가 아니라 ‘외로운 천재’의 단독 결과물인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 대해 『둘의 힘』의 저자인 조슈아 울프 솅크는 이런 식으로 ‘변명’한다. 모든 개인은 ‘나’와 ‘나 안의 또 다른 나’로 나눌 수 있다. ‘나’는, 내 내면에서 들리는 나의 또 다른 목소리(inner voice)와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두 사람의 역사』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와 다빈치, 데이비드 흄과 애덤 스미스 등 15쌍이 어떻게 만나 세계사를 바꾸었는지 추적한다.
 
이 책은 『둘의 힘』과 달리 굳이 일반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가독성은 더 좋다. 결론은 독자에게 떠넘기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이성이 마음보다 중요한가’ ‘권력이란 무엇인가’ ‘책임 없는 자유가 있을 수 있는가’ ‘예술은 삶에 꼭 필요한가’ ‘나는 완벽해야 하는가’.
 
『두 사람의 역사』와 『둘의 힘』에서 겹치는 인물은 존 레논이다. 레논은 폴 매카트니와 더불어 비틀스 신화를 만들었다. 오노 요코와 함께 울림 있는 평화운동의 씨앗이 됐다. 우리가 존 레논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단일 파트너십이 아니라 일련의 복수 파트너십이 창의적 혁신을 만들고 역사를 만든다.  
 
청년 일자리 창출, 남북 평화도 그 성공 여부는 결국엔 두 명의 파트너십에 달린 게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역설적으로 일반 독자가 아니라 통일이나 경제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 담당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김환영 지식전문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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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