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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공연도 누군가에게는 소음

책 속으로 
소리의 탄생

소리의 탄생

소리의 탄생
데이비드 헨디 지음
배현·한정연 옮김, 시공사
 
1985년 영국 웸블리 구장을 가득 채운 7만여 명이 퀸의 리드 싱어 프레드 머큐리와 함께 두 손을 흔들며 ‘위 아 더 챔피언’을 떼창으로 불렀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하이라이트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 실제 있었던 사람은 웸블리에 울려 퍼지는 소리를 소음으로 받아들였을까. 33년 뒤 영화를 통해 간접 체험한 우리도 그렇게 여기지 않으니 직관한 사람은 천상으로 향하는 환희의 찬가로 회고하리라. 이처럼 소리나 소음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누군가에겐 시끄럽고, 무의미하며, 짜증나는 소음이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전율로 기억된다.
 
저자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했다. 가령 천둥 같은 단순한 소음도 고대 그리스인, 중세 수도승,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플랑드르의 참호 속 군인의 귀엔 각기 달리 들렸다. 귀로 듣고 이해한 세상은 눈으로만 보고 이해한 세상과 판이할 수 있다. 저자는 선사시대부터 인류의 역사를 소리라는 매개를 통해 풀이한다. 이 책은 소리로 재해석한 인류사다. 물론 인류의 역사에서 시대마다 동일한 소리가 어떻게 주관적으로 받아들여졌는지는 문헌을 통해서 추적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이 이 책의 한계다.
 
소리와 소음 사이의 경계를 구분 짓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긴 하다. 그래도 소음의 특성인 ‘원치 않고, 부적절하며, 짜증 나는’에 해당하는 소리는 어느 시대에나 분명 있다. 다만 이러한 소음은 현대로 올수록 불공평하게 분배되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130년 전 뉴욕 로어이스트사이드의 허름한 공동주택처럼 현대의 중국·인도·브라질의 대도시 빈민가는 소음 탓에 정신질환과 청각장애가 창궐하는 곳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소음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소음은 사회경제적이기도 하다.
 
강홍준 기자 kang.h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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