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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 스타일리스트가 전야제 연출 … ‘패션’ 입은 자동차

왼쪽부터 이번 행사를 총연출한 스타일리스트 타이 헌터, 빅뱅의 승리, DJ 레이든, 패션 디자이너 박윤희, 패션 모델 션 프레지어. [사진 현대자동차]

왼쪽부터 이번 행사를 총연출한 스타일리스트 타이 헌터, 빅뱅의 승리, DJ 레이든, 패션 디자이너 박윤희, 패션 모델 션 프레지어. [사진 현대자동차]

세계적인 팝가수 비욘세의 스타일리스트로 잘 알려진 타이 헌터(Ty Hunter)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잠시 직장을 쉬면서 아르바이트로 한 쇼윈도 장식이 비욘세 어머니의 눈에 띄면서 ‘데스티니스 차일드’ 시절부터 그녀의 스타일링을 하게 됐다. 여기에는 학창시절, 싱글맘과 함께 어렵게 살면서도 재활용품 상점에서 구한 옷들만으로 베스트 드레서로 수 차례 뽑힌 안목과 감각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런 그가 K패션에 꽂혔다. 아름다움을 향한 여성들의 욕망(greed)을 현란한 프린트와 경쾌한 스타일로 근사하게(fabulous) 풀어내는 박윤희 디자이너의 ‘그리디어스(Greedilous)’다. 애프터 파티장까지 찾아가는 열성을 보이며 입소문을 퍼트린 덕분에 비욘세·패리스 힐튼·앤 해서웨이·리한나 등이 그리디어스를 입었다.
 
패션과 만난 자동차, 새로운 문화 창출
 
대형 SUV 팰리세이드. [연합뉴스]

대형 SUV 팰리세이드.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 LA오토쇼에서 첫 대형 SUV ‘팰리세이드(PALISADE)’의 세계 최초 공개를 앞두고 뭔가 색다르면서 신선한 임팩트를 주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던 현대자동차가 ‘패션 마케팅’이라는 전례없는 방식을 택하게 된 것도 ‘타이 헌터 x 그리디어스’라는 절묘한 궁합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7시 미국 LA 웨스트 할리우드. ‘100만불 짜리’ LA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한 멤버십 클럽의 루프 톱 라운지로 아트와 패션계 인사 300여 명이 속속 입장했다. ‘팰리세이드’ 론칭을 하루 앞두고 개최한 ‘스타일 나잇(Style Nite)’ 행사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신명나는 EDM을 선보였던 세계적인 DJ 레이든(Raiden)의 선곡은 행사장을 금세 뜨겁게 달궜다.
 
현대차가 ‘그리디어스’와 협업한 ‘팰리세이드’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그리디어스’와 협업한 ‘팰리세이드’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미국을 대표하는 팝가수 라이오넬 리치의 둘째 딸로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400만 명에 이르는 패션 모델 소피아 리치를 비롯해 빌보드 표지를 장식한 팝스타 에리카 제인, 팔로어 수가 77만 명에 달하는 핫 아이콘 패션 블로거 스웨이드 브룩스 등이 잇따라 포토월에 섰다. 레이든의 초대를 받은 빅뱅의 승리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날 행사의 총 연출을 맡기 위해 뉴욕에서 날아온 헌터는 셀러브리티들과 일일이 포옹하고 장난스런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저는 스타일링이란 곧 테라피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옷을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없어 하는 부분을 좀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죠. 이 행사는 자동차와 패션, 한국과 미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힘을 합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차 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회도 열어
 
현대차가 ‘그리디어스’와 협업한 ‘팰리세이드’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그리디어스’와 협업한 ‘팰리세이드’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오후 7시 30분이 되자 그리디어스 옷을 착용한 모델 20명이 차례로 들어와 무리지어 세 곳의 단상 위로 올랐다. 의상과 가방, 파우치 위에는 ‘팰리세이드’라는 영문 로고 글자가 선명하고 촘촘하게 찍혀 있었다.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는 모델과 흥에 겨운 방문객들 사이로 박 디자이너가 어깨를 들썩이며 돌아다녔다. 그런 모습들은 참석자들의 휴대전화를 통해 사진으로 찍혀 각자의 SNS를 타고 미국과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옷이 랭귀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는 박 디자이너는 “현대자동차가 그것을 알아주었다는 것이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앞으로 뭔가 더욱 흥미진진한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이미지 변신은 이미 4년 전 시동이 걸렸다. 현대 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이다. 2014년 11월 영국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미술관과 현대 미술의 발전 및 대중화를 11년간 장기 후원하기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테이트 모던의 초대형 전시장인 터바인 홀에서 혁신적인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현대 커미션’을 시작했다.  
 
런던 테이트 모던에 현대차 커미션 작품을 설치한 쿠바 출신의 작가 타니아 브루게라 © Ben Fisher [사진 현대자동차]

런던 테이트 모던에 현대차 커미션 작품을 설치한 쿠바 출신의 작가 타니아 브루게라 © Ben Fisher [사진 현대자동차]

올해의 경우, 네 번째 지원 작가로 선정된 쿠바 출신의 예술가 타니아 브루게라(Tania Bruguera·50)가 10월 2일부터 2019년 2월 24일까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을 통해 이주나 인구 이동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입체적인 관점으로 해석하는 전시다.
 
미국의 LA 카운티 미술관(LACMA)과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네 번째인 ‘더 현대 프로젝트’의 제목은 아트와 테크놀로지 융합의 시초이자 영감이 된 3D가 지난 175년간 미술 역사에서 구현된 계보를 선보이는 ‘3D: 더블 비전’이다. 미국 미술관으로는 최초로 3D 미술의 역사에 초점을 맞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설치된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 숲’. [중앙포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설치된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 숲’. [중앙포토]

국립현대미술관(MMCA)과도 10년 간의 장기 후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 숲’전이 지난 9월 5일 개막해 내년 2월 10일까지 열리고 있다.
 
가장 최근의 프로젝트는 베이징-서울-모스크바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지난 11월 순차적으로 개막한 ‘미래 인류-우리가 공유하는 행성’전이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른 미래 세계에 대한 고민을 중국중앙미술학원,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와 함께 현대 미술가들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현대차 조원홍 부사장(고객경험본부장)은 “아트도 결국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라며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회사로서 현대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 문화를 창출하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원홍 현대차 부사장 “문화적 방향 제시해야 살아남는다”
현대차의 아트 마케팅을 현장에서 지휘하며 라이프 스타일 회사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주인공은 조원홍 부사장이다. 공식 직함은 고객경험본부장이다.
 
신차 발표회를 앞두고 패션쇼를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자동차는 이동의 수단으로만 인식돼 왔다. 지난 100년은 마력이나 연비 같은 퍼포먼스의 경쟁이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격차는 거의 없어졌다. 이제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로 여긴다. 그래서 라이프 스타일 관련 행사를 통해 우리의 스토리나 메시지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시도가 있었나.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쏘나타 뉴 라이즈’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처럼 완전히 새로운 차를 세상에 선보이며 세계적인 라이프 스타일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패션쇼를 한 것은 처음이다.”
 
SUV(스포츠 유틸리티 비클)의 비중이 늘고 있다.
“이제 ‘유틸리티’라는 용어부터 바꿔야 할지 모른다. 최근의 SUV는 아웃도어 액티비티나 적재 능력보다 트렌디한 디자인을 내세운다. 고객들은 SUV를 구매하며 이제 유틸리티가 아니라 감수성을 더 중시한다.”
 
팰리세이드는 어떤 점을 부각하고자 하나.
“미국 시장에서 가장 핵심인 미드 사이즈 부문을 집중공략하고자 한다.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우선 패밀리용이라는 점이다. 7인승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의 쾌적한 삶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하나는 안전성이다. 그것도 선제적 대응이다. 부딪혔을 때 데미지를 덜 입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넘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각종 첨단 기술을 장착했다.”
 
2014년부터 아트 마케팅을 본격화했나. 어떤 변화가 있나.
“브랜드 선호도가 매년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 이름을 적시하지 않고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질문에서도 현대차에 대한 언급이 늘어났다.”
 
왜 아트 마케팅이 중요한가.
“인간이 존엄한 것은 문화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하나의 관습이 될 때, 비로소 문화가 된다. 잠시 스쳐가는 활동은 문화가 되기 어렵다. 사회와 고객에게 새로운 문화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브랜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그걸 잘해야 살아남는다.”
 
LA(미국)=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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