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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수 ‘회계 이원화’…한국당도 유치원3법 발의, 쟁점은?

동탄지역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 앞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규탄 집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동탄지역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 앞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규탄 집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립 유치원 비리 논란이 법 개정으로 일단락될 수 있을까. 
정부 지원금으로 명품백을 샀다는 의혹 등으로 분노가 폭발한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가 막판 전환점을 맞았다. 자유한국당은 30일 국회 교육위 소속 김한표 의원 명의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ㆍ사립학교법ㆍ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3일 이 사건을 처음 폭로한 박용진 의원의 이름으로 법안을 발의해 법 개정을 촉구해 왔다. 한국당은 유치원 업계의 반발을 반영해 별도의 개정안을 내놨다.
 
새로운 변수, ‘회계 이원화’
여야는 사립 유치원의 에듀파인(유치원교육정보시스템) 사용 의무화와 유치원 운영위원회 구성 의무화, 회의록 작성 공개 등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사립 유치원 회계 이원화, 학교급식법 적용 규모 등을 놓고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 둘째)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교육위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치원 3법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 둘째)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교육위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치원 3법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사립 유치원의 재원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국가에서 용도와 사용 목적을 지정해서 주는 보조금 ▶누리과정(만3~5세 의무교육) 예산으로 지급되는 학부모 지원금 ▶학부모들이 직접 내는 학부모 부담금이 그것이다.
 
한국당은 정부가 보조ㆍ지원하는 돈과 학부모 부담금을 이원화해서 관리하자는 입장을 법률안에 담았다. 유아교육법에 사립 유치원 회계를 신설하면서 국가지원 회계(정부 보조금, 학부모 지원금)는 정부가 철저히 감시하고, 일반회계(학부모 부담금 등)는 학부모들 스스로 감시하자는 내용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사립 유치원 전부가 마치 비리 집단으로 몰리고 있는 건 3가지 재원을 뭉뚱그려 하나로 관리ㆍ운영했기 때문”이라며 “사립이라는 목적에 맞게 학부모 부담금은 유치원 운영위원회 자문과 학부모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되도록 분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학부모들이 내는 돈의 용도는 유치원마다 협의를 통해 정할 수 있다.
 
박용진, “교육 목적인데 회계 왜 나누나”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교육을 위한 사용이라는 목적이 분명하면 왜 굳이 회계를 나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비 성격인 학부모 부담금을 지금처럼 유치원 원장님들 마음대로 막 쓰게 하겠다는 거라면 국민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용진 3법'(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 학교급식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용진 3법'(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 학교급식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학부모 지원금의 성격을 놓고도 입장이 다르다. 민주당의 '박용진법'은 학부모 지원금도 보조금으로 전환해 관리를 강화하고 남용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 의원은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자는 건 교육 목적 외에 이용할 경우 처벌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원금 성격을 그대로 두면 지금과 똑같이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유치원 처벌 일변도 안 돼”
하지만 한국당은 보조금과 지원금은 다른 개념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의원은 “학부모 지원금도 보조금 성격을 적용받게 하면 ‘바우처 정신’을 전면적으로 포기하겠다는 정부 선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립 유치원 회계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처벌 일변도로 가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만 한국당은 유아교육법에 학부모 지원금을 교육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았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사립유치원 교육자, 학부모운영위원회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국회의 이른바 사립유치원3법 통과 반대와 설립자의 사유재산 존중 등을 촉구했다. [뉴스1]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사립유치원 교육자, 학부모운영위원회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국회의 이른바 사립유치원3법 통과 반대와 설립자의 사유재산 존중 등을 촉구했다. [뉴스1]

“교육 목적 벗어나면 처벌” vs“영세 유치원 보호 필요”
사립 유치원은 사립학교법상 사립학교에 해당한다. 여야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비교해보면 교비 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을 교육목적 외에 부정하게 사용할 수 없도록 하자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민주당은 처벌 강화에, 한국당은 영세 유치원 보호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박용진법은 학교법인 이사장이 유치원 원장을 겸직할 수 있도록 한 단서조항을 삭제해서 ‘셀프 징계’ 논란을 해결한다는 게 골자다. ‘김한표법’의 핵심은 영세 사립 유치원들의 규모를 감안해 교비회계와 법인회계를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립 유치원 운영비를 교비에서 부담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 등 현 상황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과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 등 현 상황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과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립 유치원의 급식 질 개선을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적용 대상의 규모를 놓고 시각차가 있다. 한국당은 “사립 유치원 전체에 학교급식법을 적용할 경우 급식 시설비, 인건비 등 막대한 재원 소요로 학부모에게 부담이 전가 될 수 있다”며 재원생 300인 이상인 유치원에만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경우 적용 대상이 너무 적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 9029곳 중 원아가 200명 이상인 사립유치원은 591곳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적용 대상의 규모를 시행령으로 정하자고 했지 전체를 대상으로 삼자고 한 적이 없는데 한국당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유치원도 학교급식법의 대상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규모는 교육 당국이 적절하게 정하면 될 일이지 법으로 다툴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공공성 강화 관련 당정협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서영교, 박경미, 조승래, 신경민 의원,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변선구 기자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공공성 강화 관련 당정협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서영교, 박경미, 조승래, 신경민 의원,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변선구 기자

내달 3일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해당 법안들을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여야는 온국민이 볼 수 있도록 소위를 중계방송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전날 한국당의 의원 총회에서도 찬반이 엇갈릴 정도로 이해 대립이 첨예하고 국민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유치원 비리 근절’에,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교육청의 직무유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공방이 계속될 가능성을 높게 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계 문제는 감사 과정에서 수년간 지적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교육청은 사태 해결보다 묵인에 가까운 직무유기를 했다”며 “사립 유치원 전제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면서 성난 여론 뒤에 숨어있는 교육 당국과 교육감의 직무유기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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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