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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금리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

기자
김종윤 사진 김종윤
 VIP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SUNDAY 편집국장 김종윤입니다. 처음 인사드립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과연 내가 세상을 깊게 들여다보는 눈을 가졌을까, 사람을 사랑으로 보듬는 가슴을 가졌을까, 세계를 달리 보는 머리를 가졌을까. 고민이 컸습니다. 그때 한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행복’입니다.  
‘저녁때/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외로울 때/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저에게는 여러분이 ‘돌아갈 집’이고, ‘생각할 사람’이며 ‘부를 노래’입니다. 그 행복을 위해 정진하겠다는 용기를 냅니다. 전임 박승희 국장과 선후배, 동료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중앙SUNDAY는 매주 ‘풍성한 식탁’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오피니언 독자 여러분께서는 저희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여러분께 ‘맛깔스러운 식단’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이 ‘비용상승 사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내리막길에서 가속 페달을 밟은 셈입니다. 예금 생활자는 이자 소득이 늘겠지만 1500조원이 넘는 부채를 고려하면 가계는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지갑을 더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은행 정책금리는 건물을 뚫고 들어가 표적만 정밀 폭격하는 벙커버스터가 아닙니다. 한 방에 숲을 몽땅 태우는 네이팜탄입니다. 원칙적으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가 과열됐을 때 진정시키는 정책 수단입니다. 지금처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때 칼을 꺼내 들었으니 논란이 이는 것도 당연하지요. 돈의 값(이자)이 비싸지면 빚을 낸 개인과 기업 등이 무차별로 영향을 받습니다. 빚이 늘어나는 걸 막는 효과가 있지만 일부 자영업자는 빚 부담을 못 견디고 가게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투자도 줄어듭니다.  
 
 특히 요즘 같은 환경에서 금리를 올리면 소득 대비 가계 빚이 많은 취약 계층이나 자영업자가 더 어려워집니다. 영세 중소기업은 더 힘겨워집니다. ‘가진 이’와 ‘없는 이’의 격차, 곧 양극화는 더 심해집니다. 이 대목에서 현 정부의 경제 철학인 ‘소득주도 성장’과도 충돌합니다.  
 
 이미 고용비용은 소득주도 성장의 직격탄을 맞아 치솟았습니다. 소득주도 성장은 취약 계층의 소득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소득이 올라가면 소비가 늘어납니다. 이 결과 기업의 생산이 증가하고 투자가 활발해집니다. 일자리가 생깁니다. 소득은 더 증가합니다. 이론대로라면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급격 인상 등은 소득주도 성장의 큰 틀에서 나온 정책입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현실은 어떤가요? 열매가 맺지도 않았는데 더 나눠 주라고 하니 고용비용 부담을 못 견딘 자영업자나 영세 중소기업은 아예 종업원을 그만두게 합니다. 원래 의도와는 달리 일자리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가 차갑게 식는 한국호의 성장엔진입니다.    
 
핵심은 경제 체질의 개선입니다. 한국은 자본이나 노동 같은 요소 투입으로 성장이 어려운 경제구조입니다. 생산성 향상 만이 살길입니다. 노동 개혁과 규제 완화 등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혁신의 길로 나서야 기업이 신명 나게 뛰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Fed) 본관을 에클스 빌딩으로 부릅니다. 1934~1948년까지 Fed 의장을 역임한 마리너 에클스를 기려서입니다. 에클스는 Fed 독립의 기초를 닦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에클스의 실수’라는 말로도 역사에 남았습니다. 30년대 중반 대공황에서 탈출할 조짐이 보이자 서둘러 금리를 올렸다가 경제가 다시 침체로 빠져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주열의 실수’라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시장을 토닥이는 메시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 총재는 "한 번 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총재의 입을 주목하겠습니다.  
  
지난주 중앙SUNDAY는 러ㆍ일 전쟁 당시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인양 사기 사건으로 수배된 인물이 사기 의혹이 짙은 암호화폐 투자를 권유한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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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 이후 암호화폐거래소는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이 암호화폐의 상장(ICO)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이번 호부터 오피니언 코너가 한 개면 늘어납니다. 선임(전문)기자와 에디터의 깊이 있는 칼럼과 현안 분석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문화면 2페이지도 새로 꾸밉니다. 러시아 소설가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전문가인 석영중 교수가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가 주는 울림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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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