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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현대차 울산공장 찾은 이용섭 광주시장…광주형 일자리 승부수

이용섭 광주시장(왼쪽)이 30일 오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하부영 현대차 노조지부장과 면담을 한뒤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용섭 광주시장(왼쪽)이 30일 오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하부영 현대차 노조지부장과 면담을 한뒤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광주형 일자리 일러스트. 중앙포토

광주형 일자리 일러스트. 중앙포토

이 시장 “일자리 빼앗는 사업 아니다”…노조는 ‘싸늘’
30일 오전 울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 이용섭 광주시장이 ‘일자리 나눔이 최고의 연대입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섰다. 이 시장은 “오늘 절박한 심정으로 울산에 와 상생과 연대를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울산시민과 현대자동차 가족이 광주형 일자리 사업 성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A4 용지 3쪽 분량의 호소문을 읽어 내려가는 이 시장의 목소리는 결의에 차 있었지만, 정문을 드나드는 현대차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일자리를 빼앗거나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에 동참 해달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교착상태에 빠진 ‘광주형 일자리’를 성사시키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차 울산 공장을 찾아 노조 설득에 나선 것이다.그동안 현대차 노조와 민주노총 측은 “광주형 일자리가 기존 일자리 빼앗기 정책”이라며 거세게 반대해왔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집행부와 면담한 뒤 하언태 현대차 울산공장장(부사장)에게 광주 완성차 공장 투자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이 시장이 현대차 노조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현대차 노조 측은 이 시장과의 면담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전면 취소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이날 “이미 자동차 공장이 포화한 상태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과잉 투자”라며 “오히려 이 정책이 잘 되면 기존 노동자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며 지자체 간 저임금 정책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고통 받고 좌절하는 광주시민과 한국 청년들의 염원이자 희망”이라며 “울산시가 추진하는 수소차 같은 신산업이 잘될 수 있게 정부에 건의하는 등 상생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한 광주시 관계자들이 울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한 광주시 관계자들이 울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현대차 노조 “자동차산업 몰락 기폭제” 주장
이에 대해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울산시민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전면적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가 울산사회조사연구소에 의뢰한 이 조사에서 울산시 거주 성인 1001명 중 63.1%가 “현대차 광주공장 신설이 울산 일자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66.7%는 “현대차 광주공장 추진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이날 노조와 면담을 마친 이 시장은 하언태 울산공장장을 만난 뒤 정문으로 자리를 옮겨 호소문을 낭독했다
 
이 시장이 이날 울산 방문은 최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군산 대체 투자설’이나 광주형 일자리의 ‘전국 공모’ 주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뜩이나 현대차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마당에 각종 루머까지 떠돌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서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여당 일각에서 제3지역론과 공모제 전환론이 언급되는 것에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광주형 일자리는 제3지역에서의 추진이 아닌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신설은 울산경제가 망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신설은 울산경제가 망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반값연봉으로 일자리 나눔…‘노사민정 대타협’ 모델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의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적정임금 실현을 동시에 꾀하려는 모델이다.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8000만원일 경우 절반인 4000만 원대까지 낮춰 일자리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반값 연봉’을 통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모델로 주목받아왔다.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의 첫 실험 무대를 광주 완성차공장으로 잡았다. 현대차가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2년까지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세운다는 복안이다. 구상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직접고용 1000여명과 간접고용 1만명 규모의 일자리가 생긴다. 1000㏄ 미만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만들 공장은 광주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들어선다. 완성차 공장에 근무하게 될 근로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연평균 임금(9213만원)의 절반 수준을 받게 된다. 낮아진 임금은 정부와 광주시가 주거·육아 등 생활기반과 복지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보충을 해준다.  
 
이런 광주형 일자리의 프레임은 독일 폭스바겐의 ‘아우토(AUTO) 5000’ 등에서 따왔다. 폭스바겐은 2002년 대량 실업사태를 겪으면서 아우토 5000이란 별도 공장을 세워 지역경제 붕괴와 고용불안을 동시에 해결했다. 실업자 5000명을 고용한 뒤 기존 근로자보다 20%가량 낮은 임금을 줌으로써 일자리를 나눈 게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 시장은 “현장 노동자의 불안감과 절실함은 이해하지만, 독일·아일랜드·영국도 어려운 노동시장 개혁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광주형 일자리는 4년을 검토한 사업인 만큼 가급적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빛그린산단 토지이용 계획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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