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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 '이니시계'가 420만원···靑은 누군지 알 수 있다

지난 9월 26일. BTS(방탄소년단)이 미국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했다.
 
ABC 방송에 출연한 BTS 정국이 착용한 '이니시계'

ABC 방송에 출연한 BTS 정국이 착용한 '이니시계'

 
이때 세계적 아이돌 그룹 BTS와 함께 방송을 탄 주인공이 또 있었다. 바로 ‘이니굿즈’의 상징인 ‘이니시계’다.  
 
이니굿즈는 문재인 대통령의 별명인 ‘이니’와 상품을 뜻하는 ‘굿즈(goods)’를 합친 말이다. 그럼 ‘이니시계’는 문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청와대 시계를 뜻한다.
 
ABC 방송에 출연한 BTS 정국이 착용한 '이니시계'

ABC 방송에 출연한 BTS 정국이 착용한 '이니시계'

체코ㆍ아르헨티나 동포들 손목에도….
 
문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동포 간담회에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방문 후 대통령으로서는 14년만의 방문”이라며 “‘까마귀라도 내 땅 까마귀라면 반갑다’는 말이 있는데 여러분도 이렇게 만나서 기쁘시죠?”라고 말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각) 프라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체코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각) 프라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체코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어 “맨주먹으로 밭을 갈고 집을 짓던 힘든 시절에도 ‘혼자 잘 살겠다’가 아니라 ‘우리 동포가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헌신과 희생을 가능하게 했다”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의 비전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실천됐다는 것이 놀랍고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동포 간담회에 앞서 체코에서도 간담회를 했다. 뉴질랜드 동포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이니시계는 동포간담회의 필수 아이템이다. 청와대가 이니시계를 제작하면서 동포간담회 참석자들을 공식적으로 이니시계 선물 대상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동포들은 어김없이 이니시계를 선물로 받았거나, 받게 된다.  
 
청와대의 동포 차별일까?
 
 그런데 동포 간담회 참석자 중에서는 시계를 받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한 뒤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에게 선물할 시계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한 뒤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에게 선물할 시계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시계를 배포할 때 시리얼 넘버와 시계를 받는 사람들의 명단을 관리하고 있다”며 “이미 시계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중복해서 시계를 나눠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시계를 받은 사람이 동포 간담회에 참석할 경우 시계가 아닌 다른 선물로 대체한다”며 “이번 순방 때로 동포간담회 참석자 중 일부는 이미 시계를 받은 적이 있어 다른 선물을 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동포들은 한국의 얼굴”이라며 “해외에서 현지인들을 상대로 사무실을 운영하는 등의 모임이 있다면 찻잔 세트나 벽시계 등을 별도로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4만원짜리 ‘1호 시계’는 420만원
 
‘이니 시계’의 원가는 4만원이다. 그러나 한 달에 1000개만 소량 제작해 필요한 곳에만 배포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2017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이니시계'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420만원에 낙찰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017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이니시계'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420만원에 낙찰됐다. 연합뉴스

 
심지어 과거 ‘3철’로 불리며 문 대통령과도 가까운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빌린 이니시계’를 착용한 사진과 함께 “시계가 탐난다. 아직 못 받았다. 우씨 폼나는데 사진만 찍고 돌려준다…”는 글을 올렸을 정도다.
 
이 글이 올라온 뒤 “이호철도 못 받은 시계”라는 말과 함께 시계의 ‘몸값’은 더 뛰었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올린 '이니시계' 사진.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올린 '이니시계' 사진.

지난해 10월 중앙일보가 주최한 ‘2017 위아자나눔장터’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증한 ‘1호 이니시계’는 420만원에 낙찰됐다. 이 시계는 견본품으로 제작된 첫 번째 시계라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니시계’ 팔면 이론상 추적가능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시계에는 모두 고유의 시리얼 넘버가 있다”며 “동포 간담회 등 특정 행사에 배포되는 시계의 경우 참석자의 명단과 시리얼 번호가 함께 기록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새겨 넣은 기념품용 손목시계를 제작해 지난해 8월 10일 춘추관에서 공개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무늬와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있다. 뉴스1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새겨 넣은 기념품용 손목시계를 제작해 지난해 8월 10일 춘추관에서 공개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무늬와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가있다. 뉴스1

 
그는 이어 “기술적으로는 만약 시계가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 나올 경우 정확히 누가 시계를 팔았는지까지는 추적이 어렵지만 최소한 어떤 그룹에게 배포된 시계가 거래되는지 추적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선물을 팔았다는 일로 누가 팔았는지는 추적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니굿즈와 표절 논란
 
이니시계 외에도 지난해 문 대통령 취임 100일에 발매됐던 기념우표첩도 대표적 이니굿즈로 꼽혔다. 우표첩 발매 이후 우체국마다 장사진을 이루며 매진된 끝에 웃돈을 받고 거래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달 19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독도 강치를 그린 넥타이(오른쪽)[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독도 강치를 그린 넥타이(오른쪽)[사진 연합뉴스]

이밖에 문 대통령이 착용했던 ‘강치 넥타이’, 등산복 등도 인기를 끌었다.
 
찻잔 등 청와대 마크가 새겨진 기념품도 ‘짝퉁’ 가품이 나돌 정도였다. 그러다 ‘사고’도 났다.
 
지난 5월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 기념품을 출시했다가 곧장 표절 논란을 거친 끝에 기념품 출시 당일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기념품을 모두 회수하기도 했다.
 
청와대 기념품 표절 의혹

청와대 기념품 표절 의혹

 
과거 조국 민정수석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문재인 시계를 차고 다닐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일하자”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임기 중에는 결코 이니시계를 차지 않겠다”며 “문 대통령 퇴임 후 5년간 꼭 문재인 시계를 차고 다닐 것”이라고도 선언했다.
 
부레노스아이레스=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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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